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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용훈 Oct 30. 2020

당신께 드리는 말 선물(65)

고독을 받아들이겠습니다.

Edited from Solitude

      by Ella Wheeler Wilcox (1850-1919)    


Laugh, and the world laughs with you; 

Weep, and you weep alone. 

.............

Sing, and the hills will answer; 

Sigh, it is lost on the air. 

..............    

Rejoice, and men will seek you; 

Grieve, and they turn and go. 

..............

Be glad, and your friends are many; 

Be sad, and you lose them all. 

..............

Feast, and your halls are crowded; 

Fast, and the world goes by. 

Succeed and give, and it helps you live, 

But no man can help you die.         


웃어요. 그러면 세상도 그대와 함께 웃을 겁니다. 

울어요. 그러면 홀로 울게 되겠죠.

...............

노래하세요. 언덕이 대답할 겁니다.

한숨지으세요. 그 한숨 허공에 흩어지겠죠.

..............

즐기세요. 사람들이 찾아올 겁니다. 

슬퍼하세요. 그러면 그들이 등을 돌리겠죠. 

...............

기뻐하세요. 친구들이 많아질 겁니다. 

슬퍼하세요. 그들 모두를 잃게 되겠죠. 

...............

잔치를 벌이세요. 온 집안이 들썩일 겁니다. 

굶주리세요. 그러면 세상 모두가 가버리죠. 

성공해서 베푸세요. 세상이 당신 삶을 도울 겁니다.

하지만 누구도 당신이 죽는 것을 도울 수는 없죠. 

(미국의 여류 시인 엘라 휠러 윌콕스의 ‘고독’에서 편집함)     


위의 시구는 미국의 여류 시인 엘라 휠러 윌콕스의 시 ‘고독’ 중에서 대조를 이루는 중심 주제의 라인들만으로 편집한 것입니다. 시를 읽으며 느낀 것은 제목처럼 짙은 ‘고독’의 감정이었습니다. 즐겁고 행복했던 그때, 함께 웃고 기뻐해 주던 그 많은 사람들은 다 어디에 있을까요? 잘 나가던 시절 내 옆에 가까이 있고 싶어 했던 그들은 이제 곁에 없습니다. 이해는 갑니다. 나부터도 슬프고 우울한 사람보다는 유쾌하고 내게 도움이 될 사람이 더 좋을 테니 말입니다. 세상인심이 그러려니 하면서도 괜히 서운하고 쓸쓸해져서 쓴웃음만 짓게 됩니다.     


그런데 시를 읽으면서 떠오른 또 하나의 생각은 이렇게 혼자 남겨진 것 같은 시간에 그래도 글을 쓸 수 있고, 단 한 사람이라도 함께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사실에 감사해야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굳이 슬퍼하거나 노여워할 일은 아니라는 것이었죠. 그래서 시에서처럼 웃고, 노래하고, 즐기고 기뻐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지 못할 이유는 없으니까요. 그리고 성공은 못했지만 작은 것이라도 다른 사람들과 나눌 수 있는 것은 없는지 찾아보렵니다. 그렇게 생각을 접고 노트북을 닫으려는데 시의 마지막 구절이 눈에 들어오네요. 이건 또 무슨 말이죠? 누구도 내가 죽는 것을 도울 수 없다? 순간 깨달아지는 것이 있었습니다. 시의 제목이 왜 ‘고독’인지 말입니다. 내가 슬프거나 힘들 때 곁에 함께 있어주고, 위로해주는 사람이 없어서 고독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었어요. 어차피 인간은 외로운 혼자라는 것을 떠올렸습니다. 고독은 인간의 숙명 같은 것일지 모릅니다. 어차피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면 그냥 고독을 인정하기로 했습니다. 고독을 즐기지는 못할 것 같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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