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나여! 오, 삶이여!
월트 휘트만; 그 무수한 질문들
O Me! O Life!
by Walt Whitman
Oh me! Oh life! of the questions of these recurring,/Of the endless trains of the faithless, of cities fill’d with the foolish,/Of myself forever reproaching myself, (for who more foolish than I, and who more faithless?)/Of eyes that vainly crave the light, of the objects mean, of the struggle ever renew’d,/Of the poor results of all, Of the plodding and sordid crowds I see around me,/Of the empty and useless years of the rest, with the rest me intertwined,/The question, O me! so sad, recurring—What good amid these, O me, O life?
Answer.
That you are here—that life exists and identity,/That the powerful play goes on, and you may contribute a verse.
오 나여! 오 삶이여!
끊임없이 반복되는 이 질문들
믿음 없는 자들의 끝없는 행렬에 대해,
어리석은 사람들로 가득한 도시에 대해,
스스로를 영원히 자책하는 나 자신에 대해,
(나보다 더 어리석고, 믿음 없는 자는 누구인가?)
헛되이 빛을 갈망하는 눈들에 대해,
천박한 사물들에 대해,
언제나 다시 시작되는 투쟁에 대해
형편없는 모든 결과에 대해,
발을 끌며 걷는 내 주위의 추한 군중에 대해
공허하고 쓸모없는 여생에 대해,
나를 얽매는 그 남은 시간에 대해
오, 나여! 반복되는 너무나 슬픈 그 질문 -
이것들 속에서 어떤 의미를 찾을 수 있는가?
오 나여, 오 삶이여!
답은 바로 이것
네가 여기에 있다는 것ㅡ
삶이 존재하고 자신이 존재한다는 것
화려한 연극은 계속되고 너 또한 한 편의 시가 된다는 것.
(월트 휘트만, '오 나여! 오 삶이여')
가장 미국적인 시인, 자유시(free verse)의 선구자라 불리는 월트 휘트만의 유명한 시구입니다. 30년이 넘는 세월 영문학을 가르쳐 오면서 늘 나 자신이나 삶에 회의가 들 때마다 마음에, 입술에 떠오르는 시였습니다. 번역된 시는 원 시의 라인과 다르게 배치하였습니다만, 이 시는 그 내용만으로 우리를 깊은 사색에 빠지게 합니다. 이 계절 떨어진 낙엽 속의 벤치에 앉아 하늘을 올려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도시의 회색 건물들 사이에 우두커니 서서 무너지듯 외로움을 느꼈던 적은 언제였나요? 분주하고 번잡한 일상 속에서 우린 떠오르는 무수한 질문을 마음속에 묻고 삽니다. 하지만 잠시는 감상에 젖어도 좋고, 이따금은 시인이 되어도 좋지요.
믿음 없이 어리석은 욕심만으로 헤매는 우리, 스스로를 자책하면서도 알 수 없는 그 무언가를 간절히 소망하는 우리, 그렇게 보낸 세월 속에 아무것도 찾은 것 없다는 탄식, 그 한숨과 눈물 속에 이제 남은 길을 망연히 바라보는 군상들. 그런 이미지가 가득합니다. 하지만 삶은 현실이지요. 수많은 감상과 환상 속에 빠지는 것은 잠시면 됩니다. 잠에서 깨어나면 맞이할 새로운 날을 기쁘게 바라볼 수 있으면 합니다. 우린 지금 이렇게 살아있고, 살아야 할 삶이 있고, 마음을 전할 말과 글이 있음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