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달의 친구
이해인
1월에는
가장 깨끗한 마음과 새로운 각오로
서로를 감싸 줄 수 있는
따뜻한 친구이고 싶고...
2월에는
조금씩 성숙해지는 우정을 맛 볼 수 있는
성숙한 친구이고 싶고...
3월에는
평화스런 하늘 빛과 같은
거짓없는 속삭임을 나눌 수 있는
솔직한 친구이고 싶고...
4월에는
흔들림 없이 처음 만났을 때의
느낌으로 대할 수 있는
변함없는 친구이고 싶고...
5월에는
싱그러움과 약동하는 봄의 기운을
우리 서로에게만 전할 수 있는
욕심많은 친구이고 싶고...
6월에는
전보다 부지런한 사랑을 전할 수 있는
한결같은 친구이고 싶고...
7월에는
즐거운 바닷가의 추억을
생각하며 마주칠 수 있는
즐거운 친구이고 싶고...
8월에는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힘들어하는 그들에
웃는 얼굴로 차가운 물 한 잔 줄 수 있는
여유로운 친구이고 싶고...
9월에는
떨어지는 낙엽을 밟으며
고독을 함께 나누는
분위기 있는 친구이고 싶고...
10월에는
가을에 풍요로움에 감사 할 줄 알고
그 풍요로움을
우리 이외의 사람에게 나누어 줄줄 아는
마음마저 풍요로운 친구이고 싶고...
11월에는
첫눈을 기다리며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기 위해
열중하는 낭만적인 친구이고 싶고...
12월에는
지나온 즐거웠던 나날들을
얼굴 마주보며 되내일 수 있는
다정한 친구이고 싶다.
A Twelve-month Friend
by Lee, Hae-in
In January
I want to be a tender friend
Who embraces others
With clean mind and fresh resolution...
In February
I want to be a wise friend
Who finds increasingly maturer friendship...
In March
I want to be an honest friend
Who shares true words of wisdom
Like the splendor of the peaceful sky...
In April
I want to be an unchanging friend
Who faces others as firmly as
The first time I met them...
In May
I want to be a greedy friend
Who tells all others
The fresh and throbbing spirit of the springtime...
In June
I want to be a constant friend
Who shows love more diligently than ever...
In July
I want to be a joyful friend
Who stays with others
Reflecting the happy memories on the beach...
In August
I want to be an idle friend
Who, smiling, gives a cup of cold water
To those working hard under the hot sun...
In September
I want to be an attractive friend
Who enjoys solitude by myself
Treading on the fallen leaves...
In October
I want to be a generous friend
Who is grateful for the abundance of autumn
And, gladly,
Hands it out to others...
In November
I want to be a romantic friend
Who is keen on making beautiful memories
Waiting for the first snow...
In December
I want to be a warm-hearted friend
Who, face to face with others, reminisces about
Those happy days past...
(Translated by Choi)
한 해의 마지막 달을 보내며 좀처럼 만나지 못한 친구들을 떠올립니다. 바빠서, 아파서, 코로나 때문에 전화조차 못했던 친구들은 아마도 날 잊어버렸을지도 모릅니다. 함께 웃고 떠들고 화내고 화해하던 많은 친구들, 그들은 모두 어디로 간 것일까요? 하지만 내겐 아직도 고마운 친구들이 있습니다. 외로울 때 따뜻하게 안아주고, 지혜를 나눠주고, 언제나 곁에서 바라봐주는 친구, 언제나처럼 날 아끼고 즐거웠던 추억을 함께 나누는 친구, 가을의 낙엽을 밟고 떠나던 멋진 뒷모습의 친구, 함께 좋은 추억을 만들고 싶은 많은 친구들. 그들을 다시 만나야겠습니다. 만나서 보고 싶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나도 그런 친구가 되어주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