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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용훈 Dec 06. 2020

우리 엄마 해 줘

나선미, 다음 생에는...

우리 엄마 해줘  
          나선미


"다음 생에는..."


엄마는 습관처럼 이생을 탓하고, 다음 생을 기대하게 했다.
벌써 여섯번째 찢어진 바지를 꿰매주다가도,
일곱시면 퇴근하신 아버지와 함께 첫 끼니를 먹다가도,
모르는 아이의 인형의 옆 집에 내가 만든 모래성이 무너지면


"......꼭 부잣집에 태어나."


엄마는 지금 쯤 다음 생에 도착했겠지.
나는 앞으로 딱 이십육년 만 살다 갈게.


“엄마가 부잣집에 있어줘.”


Be my mother
          by Na, Sun-mi


“In another life...”


Mother habitually blamed this world and let me expect the next world.
While she was sewing my trousers for the sixth time.
And having her first meal after father had came back home at seven,
When my sand castle collapsed next to an unknown child’s doll,


“... Make sure to be born to a rich family. “


Mother ought to have been in the next world by now.
I say I will be there just after twenty six years.


‘Mother, be sure to be in a rich family. “
(Translated by Choi)


미국의 소설가 헤밍웨이는 친구들이 농담처럼 몇 마디 말로 심금을 울릴 소설을 써보라고 권하자 그 자리에서 이런 글을 썼다 합니다. “판매 중: 아기 신발. 신은 적 없음” 


가슴이 멍해집니다. 왜 아이의 신발을 팔려고 내놓았을까요? 왜 아이는 한 번도 신발을 못 신었을까요? 혹시 신발을 팔려고 내놓은 사람이 젊은 엄마 아빠라면 그들은 어떤 마음이었을까요? 가난한 부모는 언제나 죄인이 된 심정입니다. 내 자식이 배를 곯는 것을 보는 것은 창자를 끊는 아픔일 겁니다. 어린 시절 홀로 된 어머니와 살아가던 친구가 있었습니다. 얼굴도 잘생기고 활발하고 착한 아이였습니다. 추운 겨울 어느 날, 교실에서 떠들던 아이에게 선생님이 복도로 나가 벌을 서게 하셨습니다. 아이는 복도 끝에서 손을 들고 서있었죠. 차가운 마룻바닥을 딛고 선 아이는 양말도 신지 않고 있었습니다. 한참 뒤 문득 아이의 발을 본 선생님이 혼잣말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왜 양말도 안 신겼지... “ 저는 그때 선생님의 눈가에 맺힌 눈물을 보았습니다. 철없는 그 녀석은 기운 양말이 싫었던 모양입니다. 어머니의 마음을 헤아리기는 우린 너무 어렸었죠. ’ 다음 생에는 내 아들, 내 딸이 아니라도 좋으니 좋은 부모 만나라.‘ 그게 부모의 마음이죠. 하지만 어머니. 당신의 아들과 딸은 당신을 사랑합니다. 다시 태어나도 당신의 자식으로 살고 싶습니다. 아! 우리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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