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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용훈 Dec 14. 2020

데시데라타, '소망하는 것들'

맥스 어만,  그래도 세상은 아릅답다.

From 'Desiderata'

        by Max Ehrmann     


Go placidly amid the noise and haste,

and remember what peace there may be in silence.

As far as possible without surrender

be on good terms with all persons.

Speak your truth quietly and clearly;

and listen to others,

even the dull and the ignorant;

they too have their story.

.......................    

Be yourself.

Especially, do not feign affection.

Neither be cynical about love;

for in the face of all aridity and disenchantment

it is as perennial as the grass.

..............

But do not distress yourself with dark imaginings.

Many fears are born of fatigue and loneliness.

Beyond a wholesome discipline,

be gentle with yourself.

................

With all its sham, drudgery, and broken dreams,

it is still a beautiful world.

Be cheerful.

Strive to be happy.     


소란과 서두름 속에서도 고요히 지내고

침묵 속에도 평화가 있음을 기억하라.

가능한 결코 굴하지 말고

모든 사람들과 잘 지내도록 하라.

조용하면서도 분명하게 진실을 말하고,

어리석고 무지한 사람들의 말에도 귀를 기울이라.

그들 역시 할 이야기가 있을 테니.

................    

당신 자신이 돼라.

특히 가식적이지 말라.

사랑에 대해서 냉소적이지 말라.

건조함과 환멸감 속에서도

그것은 풀처럼 끝없이 돋아나기 때문이다.

................    

어두운 상상으로 스스로를 괴롭히지 말라.

많은 두려움은 피로와 외로움에서 생겨난다.

자신에 대한 바람직한 훈육을 넘어서  

스스로에게 관대하라.

.............    

속고, 힘들고, 꿈이 깨어지기도 하지만

그래도 세상은 여전히 아름답다.

즐거워하라.

행복해지기 위해 노력하라.  

(맥스 어만의 ‘소망하는 것들’ 중에서)     


미국 시인 맥스 어만의 시에서 발췌했습니다. 라틴어 제목 ‘Desiderata’는 영어로 ‘Things Desired’라고 합니다. 그래서 ‘소망하는 것들’이라고 번역했습니다.     


요즘의 우리는 말 그대로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홀로 있는 시간이 이렇게 길었던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무기력해보기도 처음인 것 같습니다. 누군가를 이렇게 간절히 그리워하면서도 말 한마디 못 건내는 건  무슨 까닭인지 모르겠습니다. 바깥에 폭풍이 몰아치는 것 같습니다. 그저 문을 걸어 잠그고 얼른 지나가기만을 기다립니다. 언젠가는 푸른 하늘을 볼 수 있겠지요. 그 희망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하루에도 몇 번씩 의기소침해집니다. 이러다가 모든 것이 끝나버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엄습합니다. 실존적 불안이 아니라 ‘생존적 불안’인 것 같습니다. 음악을 틀고 마음을 다스려 보려 합니다. 그렇게 아름다웠던 선율은 내 흔들리는 마음속에서 자꾸 끊어집니다. 이 괴롭고 삭막한 세상에서도 평화를 찾아야겠죠? 즐겁고 행복한 일상의 삶을 다시 누려야 하겠죠? 그래서 이 시를 읽습니다. 작은 희망이라도 잡고 싶어 자꾸 읽으며 생각합니다. 피로가 겹치고 외로움이 쌓입니다. 그래서 두렵습니다. 그래도 아직 세상은 아름다운 것이겠지요. 에밀리 브론테의 말처럼 희망은 ‘뜻 모를 노래를 부르며, 그 노래를 결코 끝내지 않는, 영혼의 회대에 걸터앉은’ 날개 달린 새인 것 같습니다. 날아가 버릴지도 모르는 그 위태로운 희망을 오늘도 끝내 부여잡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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