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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용훈 Feb 19. 2021

그대에게 가고 싶다

안도현

그대에게 가고 싶다

               안도현    


해 뜨는 아침에는

나도 맑은 사람이 되어

그대에게 가고 싶다     


그대 보고 싶은 마음 때문에

밤새 퍼부어대던 눈발이 그치고

오늘은 하늘도 맨 처음인 듯 열리는 날

나도 금방 헹구어낸 햇살이 되어

그대에게 가고 싶다     


그대 창가에 오랜만에 볕이 들거든

긴 밤 어둠 속에서 캄캄하게 띄워 보낸

내 그리움으로 여겨다오

사랑에 빠진 사람보다 더 행복한 사람은

그리움 하나로 무장무장

가슴이 타는 사람 아니냐    


진정 내가 그대를 생각하는 만큼

새날이 밝아오고

진정 내가 그대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만큼

이 세상이 아름다워질 수 있다면     


그리하여 마침내 그대와 내가

하나 되어 우리라고 이름 부를 수 있는

그날이 온다면

봄이 올 때까지는 저 들에 쌓인 눈이

우리를 덮어줄 따뜻한 이불이라는 것도

나는 잊지 않으리    


사랑이란

또 다른 길을 찾아 두리번거리지 않고

그리고 혼자서는 가지 않는 것

지치고 구멍 난 삶을 데리고

그대에게 가고 싶다     


우리가 함께 만들어야 할 신천지

우리가 더불어 세워야 할 나라

사시사철 푸른 풀밭으로 불러다오

나도 한 마리 튼튼하고 착한 양이되어

그대에게 가고 싶다     


I Want to Go to You

            by Ahn, Do-hyun    


In the sun-rising morning

I want to go to you

As a pure person.     


The snow, which fell all night long, has stopped.

At this day when the sky opens like the first day

I want to go to you

Like the sunshine just washed and dried,

Because I miss you so much.     


When your window is sunlit once in a long while,

See it as my yearning

Sent to you in the darkness of the night.

A man who is happier than a man in love

Is a man who has a heart

Burning in desperate yearning.     


If a new day comes near

While I think of you,

If this world would be beautiful

While I really come close to you.      


Finally, therefore,

If the day comes when you and I

Become one, calling the two ‘We’

I shall never forget

The snow piled up in the field

Could be a warm blanket covering us.     


Love is

Not to go alone

Looking around for another road.

With my life, tired and apertured,

I want to go to you.     


The new world we have to create together

The new nation we have to build together

There, invite me to the ever-green meadow.

As a strong and good sheep

I want to go to you.     


가끔 순수하고 깨끗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미련과 욕심, 후회와 좌절, 사랑과 미움 그런 모든 걸 지우고 그저 투명한 물처럼 맑아지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햇살처럼, 그리움처럼, 새날처럼 그저 다 털어내고 오직 당신에게만 가고 싶습니다. 얻지 못한 사랑 대신 그리움을 배우고 그것마저 아름다운 세상으로 가고 싶습니다. 따뜻한 볕이 되어 모두의 곁에 가만히 서있고 싶습니다. 순한 양처럼 다툼 없고, 서로를 ‘우리’로 부르는 푸른 초원에 눕고 싶습니다. 이 적막한 들판의 찬 눈을 이불처럼 덮고 잠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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