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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용훈 Mar 10. 2021

연필에게 하고 싶은 말

한 노인의 독백

연필을 만드는 일로 평생을 보낸 한 노인이 어느 날 새 연필을 만든 후 상자에 넣으려다가 문득 연필에게 무언가 얘기를 해주고 싶어 졌습니다. 그에게 있어 공들여 만든 연필은 마치 자식과도 같았죠. 노인은 사람에게 얘기하듯 연필을 향해 말을 꺼냈습니다.     


“이제 난 너를 세상에 내보내려 해. 그전에 네게 가장 멋진 연필이 되는 법을 알려주고 싶구나. 잘 기억해 두렴. 절대로 잊어서는 안 돼.”    


“첫째, 너는 이제 세상 밖에서 좋은 일들을 많이 하게 될 거야. 하지만 그것은 네가 누군가의 손에 쥐어질 때만 가능하다는 걸 기억해.”     


“가끔 날카로운 칼에 깎이는 고통을 겪을 거야. 하지만 그것은 널 더 훌륭한 연필로 만들어 줄 거란다”     


“그리고 네가 한 실수들을 너는 언제나 깨끗이 지울 수 있음을 명심하면 좋겠다.”     


“너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네 안에 있는 것이야.”     


“마지막으로 절대 잊어서 안 되는 것은, 네가 사용되는 표면 위에 반드시 무언가 흔적을 남겨야 한다는 것이란다. 무슨 일이 있던 너는 계속 써야 하는 것이지.”     


연필에게 주는 노인의 다섯 가지 교훈은 이제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젊은 제자들에게 남기고 싶은 저의 부탁이기도 합니다. “누군가에 의해 쓰여지는 삶을 가져라. 고통을 이기고 더 단단해져야 하고, 지우개로 지우듯 언제든 저지를 수 있는 잘못을 지워버려라. 그것에 붙들려 있지 말고. 언제든 네 안을 들여다보는 성찰의 시간을 가져야 하며, 무엇보다도 네가 하는 어떤 일에도 포기 없이 정진해야 된단다.” 그렇게 말하고 나니 새삼 나의 삶이 되돌아 보입니다. 결국은 나 자신을 향한 말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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