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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용훈 Mar 12. 2021

홀로 있어도 외롭지 않은 건...

행복, 누군가를 지켜주는 것


체로키 인디언들의 성년이 되기 위한 통과 의례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으신가요? 아버지는 이제 성년을 맞이한 아들을 데리고 깊은 숲 속으로 들어갑니다. 눈을 천으로 가린 채 아들은 그 숲 속에 홀로 남겨집니다. 그리고는 나무 그루터기에 앉아 온 밤을 보내야 합니다. 아침의 햇살이 희미하게 비출 때까지는 결코 눈을 가린 천을 풀어서는 안 됩니다. 그는 내내 홀로 있어야 합니다. 소리쳐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해서도 안 됩니다. 그렇게 그 밤을 온전히 새우고 나서야 아들은 비로소 남자가 됩니다. 다른 아이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말해서는 안 됩니다. 사내아이들은 모두 스스로 어른이 되어야 하니까요.     


아들은 무서웠습니다. 깊은 숲 속의 온갖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주위에 사나운 짐승들이 우글거리는 것 같았습니다. 강도라도 나타나 자신을 해칠 수도 있습니다. 바람에 풀잎이 울고 흙이 날렸습니다. 자신이 앉아있는 나무 등걸을 뒤흔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아들은 그곳에 꼼짝 않고 앉아있어야 합니다. 눈을 가린 채 말입니다. 그것만이 어른이 되는 유일한 방법이니까요.     


마침내 끔찍했던 밤이 지나고 해가 떠올랐습니다. 아들은 쓰고 있던 눈가리개를 벗었습니다. 그 순간 그는 보았습니다. 아버지가 자신의 옆에, 나무 그루터기 위에 앉아있는 모습을. 그는 밤새 아들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온 밤 동안 그를 지키고 있었지요.    


우리는 결코 혼자가 아닙니다. 깨닫지 못하고 있는 순간에도 우리의 곁에는 가족이, 친구가 나의 곁 나무 등걸에 앉아 우리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우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행복한 일

                  노원호     


누군가를

보듬고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나무의 뿌리를 감싸고 있는 흙이 그렇고

작은 풀잎을 위해 바람막이가 되어 준 나무가 그렇고

텃밭의 상추를 둘러싸고 있는 울타리가 그렇다.    


남을 위해

내 마음을 조금 내어 준 나도

참으로 행복하다.    


어머니는 늘

이런 행복이 제일이라고 하셨다.    


Things to Make Me Happy

                    Rho, Won-ho


It is really happy 

To embrace someone.    


So with the soil wrapping around a root,

So with the tree protecting little grasses from the wind,

So with the fence surrounding lettuce in a yard.     


I am also happy 

To give a little mind 

To others    


Mother always said 

That was the greatest happiness.     


어머니는 늘 우리를 감싸 안으셨습니다. 그분은 우리가 한 사람으로 설 수 있게 하셨고, 세월의 풍파를 온몸으로 막아 우리를 보호하셨습니다. 그분은 우리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주셨습니다. 조금이라도 마음 다칠 새라 눈물 머금고 지켜보셨습니다. 그리고 언제나 자신은 행복하다 하셨습니다. 아 어머니. 그분은 지금도 나를 지켜보고 계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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