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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용훈 Mar 17. 2021

포기는 우리의 일이 아닙니다

두 개구리 이야기,  에드거 게스트의 '끝까지 해보라'

두 개구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한 개구리는 뚱뚱했고, 다른 개구리는 빼빼 말랐습니다. 어느 날 먹을 것을 찾아다니다가 둘은 그만 우유가 가득 든 병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그들은 그 안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죠. 유리병이 너무 미끄러웠기 때문입니다. 두 개구리는 한참 동안 어찌할 바를 모른 채 우유병 안에서 헤엄을 쳤어요.     


그러다가 뚱뚱한 개구리가 마른 개구리에게 말했습니다. 

“이렇게 열심히 발을 굴러봐야 아무 소용없어. 우린 곧 우유에 빠져 죽을 거야. 차라리 포기하는 게 낫겠어.     


그러자 마른 개구리가 말했습니다.   

“아니야. 계속해. 계속 발을 구르라고. 누군가 우릴 꺼내 줄 거야.”     


둘은 열심히 우유 속에서 발을 굴렀습니다. 한참이 지난 후 다시 뚱보 개구리가 말했죠. 

“안 되겠어. 더 이상은 힘들어서 못하겠다고. 이제 차라리 빠져 죽는 것이 나을 거야. 일요일이라 일하는 사람도 없잖아. 우린 꼼짝없이 죽을 운명이라고.”     


“계속 해. 계속 발을 구르라고. 무슨 수가 있을 거야. 계속 구르라고!”        


다시 두어 시간이 지난 뒤 지쳐버린 뚱보가 말했습니다. “정말 더 이상은 못하겠다. 이건 미친 짓이야. 결국은 죽을 텐데, 이게 다 무슨 소용이야.”    


마침내 그는 헤엄치기를 멈추고 병 아래로 가라앉고 말았습니다. 그럼에도 남은 개구리는 계속 발을 굴렀습니다. 그리고 십 분 뒤, 마른 개구리는 무언가 딱딱한 것이 자신의 발에 닿는 것을 느꼈습니다. 두 발로 그렇게 우유를 휘저은 끝에 그는 우유를 버터로 만들어 놓았던 것입니다. 그렇게 그는 우유병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글 : 멜리사 자트만(Melissa D. Zartman), 미국 배우, 오디오 북 낭독자     


아무런 희망도 없다고 느낄 때 포기하지 않고 노력을 계속하는 것은 얼마나 힘든 일일까요. 차라리 모든 것을 멈추고 포기해버리는 것이 더 나은 것이 아닐까요? 내게 기적이 일어날 가능성은 전혀 없어 보입니다. 그래도 계속해야 할까요? 너무 힘들어 한 순간이라도 그 고통에서 빨리 벗어나고 싶습니다. 이렇게까지 해서 벗어난들 무슨 즐거움이 있을까요? 내 운은 여기까지 밖에 안 되는데 안달하며 매달려 봐야 나만 더 힘들어지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수없이 그런 생각을 하며 사는 것이 우리일지도 모릅니다. 그런데도 용케 여기까지 왔네요.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는데 말입니다. 그러다 문득 떠오르는 생각이 있습니다. 아무런 희망도 없고, 도움도 없고, 기적은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판단하는 일은 누구의 일일까요? 나에게 그럴 능력이 있는 건가요? 받지 않아도 될 고통에 빠진 것이 우리 탓이 아니듯, 포기하는 순간을 결정하는 것도 우리는 아닌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린 계속 살아야 하는 것이죠.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말입니다.     


미국 시인 에드거 게스트의 시 ‘끝까지 해보라’를 소개합니다. 오늘은 선배 영문학자 고(故) 장영희 교수의 번역으로 올립니다. 그녀는 너무 일찍 세상을 떠났지만, 차별과 병마 속에서도 결코 굴하지 않았던 삶을 사신 분이시죠. 그분이 떠나신 5월은 무르익은 봄의 따듯함으로 가득했으리라 믿습니다.       


See It Through 

             by Edgar A. Guest    


When you're up against a trouble,

Meet it squarely, Face to Face....

Ydu may Fail, but you may conquer,

See it through!....

Even hope may seem but futile,

When with troubles you're beset,

BUt remember you are facing

Just what other men have met.

You may fail, but fall still fighting;

Don't give up, whate'er you do;

Eyes front, head high to the finish.

See it through!     


끝까지 해보라 

        에드거 A 게스트    


네게 어려운 일이 생기면

마주 보고 당당하게 맞서라

실패할 수 있지만, 승리할 수도 있다.

한번 끝까지 해보라!

네가 근심거리로 가득 차 있을 때

희망조차 소용없어 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네가 지금 겪고 있는 일들은

다른 이들도 모두 겪은 일일 뿐이다.    

실패한다면, 넘어지면서도 싸워라

무슨 일을 해도 포기하지 말라.

마지막까지 눈을 똑바로 뜨고, 머리를 쳐들고

한 번 끝까지 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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