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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용훈 Aug 07. 2020

당신께 드리는 말 선물 (24)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To be or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n.

Whether ‘tis nobler in the mind to suffer

The slings and arrows of outrageous fortune

Ot to take arms against a sea of trouble

And by opposing to end them. (From ‘Hamlet,’ Shakespeare)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무도한 운명의 돌팔매와 화살을 견뎌낼 것인가

아니면 무기를 들고 고통의 바다에 항거해

그것에 맞서 끝장을 낼 것인가

어느 것이 마음에 더 고귀한 일인지. (셰익스피어 ‘햄릿’ 중에서)    


  햄릿은 아버지를 살해하고 왕이 되어 어머니와 결혼한 자신의 숙부에게 복수를 결심합니다. 하지만 그는 복수의 순간 끊임없이 번민하고 망설이죠. 원수를 살릴 것인지, 죽일 것인지, 복수를 할 것인지, 말 것인지. 위의 독백은 햄릿의 마음속에서 벌어지는 갈등을 묘사하고 있지만 그것은 또한 삶에 대한 두 가지 태도를 상징합니다. 운명을 받아들이고 그것에 순응할 것인가, 아니면 그 운명을 과감히 거부하고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설 것인가. 살아가면서 끊임없이 고민하게 되는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결코 해답이 없는 선택 앞에서 햄릿은 주저합니다. 그렇게 그는 망설임과 깊은 사색의 대명사가 되죠. 햄릿과 대조되는 문학 속의 인물로 돈키호테를 얘기합니다. 그는 생각에 앞서 행동합니다. 그래서 풍차를 향해 돌진합니다. 행동의 결과는 그의 선택에 따른 것일 뿐입니다. 그는 무모함과 행동의 아이콘이 된 것이죠. 우리 속에는 햄릿과 돈키호테가 함께 살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어떤 때는 기회를 놓치고, 또 다른 때에는 성급함을 후회하죠. 하지만 인생이 그런 것 아닐까요? 우린 불완전한 존재니까요. 햄릿의 저자 셰익스피어와 돈키호테의 저자가 1616년 4월 23일 같은 해, 같은 날에 세상을 떠난 것 알고 계세요? 그래서 유네스코는 그 날을 ‘세계 책의 날’로 지정했죠. 오늘날 수많은 햄릿과 돈키호테가 우리 주변을 배회하며 불완전한 충고를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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