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용훈 Apr 28. 2021

그것은 당신입니다

정호승, '사랑'

사랑    

               정 호 승    


꽃은 물을 떠나고 싶어도

떠나지 못합니다    


새는 나뭇가지를 떠나고 싶어도

떠나지 못합니다    


달은 지구를 떠나고 싶어도

떠나지 못합니다    


나는 너를 떠나고 싶어도

떠나지 못합니다     


Love

     by Chung, Ho-seung    


Flowers cannot leave water

Though they want to.     


Birds cannot leave the branches

Though they want to     


The Moon cannot leave the Earth

Though it wants to.     


I cannot leave you

Though I want to.          


버리고 싶어도 버리지 못하는 것이 있습니다. 잊고 싶어도 잊지 못하는 것이 있습니다. 떠나고 싶어도 떠나지 못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렇게 나 자신과 떼어놓을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당신의 마음속에 있는 아버지의 마르고 힘없던 뒷모습을 잊을 수 있습니까? 숨을 멈추던 순간 어머니의 눈가에 맺혔던 눈물을 당신은 영원히 잊을 수 없을 것입니다.     


행복했던 기억.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웃고 울었던 그 시절의 기억을 버릴 수 있습니까? 온 밤을 밝히며 미래를 얘기하던 그 순간은 끈질기게 우리의 마음에 들러붙어, 떠나버린 그 사람을 그리워하게 합니다. 꽃과 물, 새와 나뭇가지, 달과 지구처럼 떠나려야 떠 날 수 없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것 없이는 살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당신입니다. 그것은 사랑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슬로댄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