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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용훈 Jun 04. 2021

사람답게 살아야 하는 이유

행복을 위하여...

50여 명의 청중들이 한 세미나에 참석하고 있었습니다. 그날의 주제는 ‘삶의 목적’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갑자기 강사가 이야기를 멈추고 사람들에게 풍선을 하나씩 나누어주며 그 풍선에 자신의 이름을 쓰게 했습니다. 그리고 모든 풍선을 거두어서 옆방에 넣어두었습니다. 잠시 후 사람들은 그 방으로 들어가 5분 안에 자신의 이름이 적힌 풍선을 찾아야 했습니다. 사람들은 정신없이 자신의 풍선을 찾아 나섰지요. 그야말로 난리였습니다. 하지만 5분 뒤 자신의 풍선을 들고 있던 사람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강사는 사람들에게 아무 풍선이나 잡아서 그 위에 적힌 이름을 불러 서로 풍선을 찾아주도록 했습니다. 당연히 얼마 지나지 않아 사람들은 자신들의 풍선을 들고 있었습니다.


 강사는 다시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우리 삶에서 일어나는 일도 이와 똑같습니다. 모두 미친 듯이 자신들의 행복을 찾아 주변을 헤매지만, 그것이 어디에 있는지 알지 못합니다. 우리의 행복은 다른 사람의 행복 안에 있어요. 그들에게 행복을 주면 우리도 행복을 가질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그게 삶의 목적이랍니다.”     


어린 시절 들었던 지옥과 천국 이야기 기억나시죠? 천국이나 지옥 모두에서 사람들은 팔을 펴기는 해도 구부릴 수 없었답니다. 그래서 지옥의 사람들은 모두 굶주리고 있었습니다. 팔을 구부려 음식을 입안으로 넣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죠. 반면 천국의 사람들은 서로의 입에 음식을 넣어줌으로써 행복하게 배부를 수 있었다는 얘기입니다. 결국 남을 기쁘게 해 주면 내게도 기쁨이, 남을 행복하게 해 주면 나도 행복해진다는 것이지요.    


너무도 평범한 이것이 왜 이리 이 세상에서는 이루어지기 어려운 것일까요? 이 세상이 지옥이라서 그런가요? 알면서도 실천하지 못하는 우리는 어리석을 뿐인가요?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인간의 속성 일지도 모르죠. ‘걸리버 여행기’에서 걸리버가 마지막으로 가게 된 곳은 지능이 있는 말들이 지배하는 세상 ‘후이넘’이란 곳이지요. 그곳에는 말들을 위해 노역을 하는 ‘야후’라는 존재가 있었어요. 그리고 분명 그 종족은 인간의 모습이었죠. 휴이넘에서 걸리버는 야후들에 대해 이런 얘기를 듣습니다.     


"야후 쉰 마리가 족히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다섯 마리에게 던지면, 그들은 평화롭게 음식을 먹기보다 음식을 모조리 차지하려고 조바심을 내며 싸움을 벌이기 시작하네. 때로는 명백한 이유도 없이 이웃 야후 간에 싸움이 벌어지기도 하지. “     


300 년 전 풍자소설 속의 한 구절이지만 인간은 오늘날에도 전혀 변한 것이 없어 보입니다. 자연 상태의 인간은 생존을 위해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을 벌인다고 하죠? 그래서 사람들은 계약을 맺고 사회를 만들고 법률과 규범과 규칙들을 만들어 스스로를 규제하고 통제한다고 말입니다. 자연 상태의 인간이 '만인의 만인에 대한 행복이나 평화'이기는 애당초 틀린 일이었던 모양입니다.     


그런 우리 자신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새끼 때부터 병아리와 같이 자란 독수리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어른이 되어서도 그 독수리는 날지를 못했습니다. 닭들 속에서 본 것 외에는 알지 못했으니까요. 어느 날 독수리는 하늘을 힘차게 나는 다른 독수리를 보았습니다. 그리고는 푸념처럼 중얼거렸죠. “나도 독수리였으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는 인간을 믿어야 합니다. 우리가 남을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는 능력이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자신에게 있는 그 거대한 날개를 펄럭이지 못하는 독수리로, 탐욕과 비열함으로 가득 찬 야후로만 살아갈 수는 없으니까요. 이 세상에 수없이 좋은 말들이 넘쳐나지만 저는 테레사 수녀님의 이 말씀을 좋아합니다.  알면서도 실천하지 못하는 것은 여전하지만 말입니다.     


“어디를 가든 사랑을 베푸세요. 당신에게 다가온 누구도 더 행복해져 떠나게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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