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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용훈 Sep 20. 2021

술보다 독한 눈물

박인환 : 술보다 독한 눈물

술보다 독한 눈물  

                박인환     


눈물처럼 뚝뚝 낙엽 지는 밤이면

당신의 그림자를 밟고 넘어진

외로운 내 마음을 잡아 보려고

이리 비틀 저리 비틀

그렇게 이별을 견뎠습니다.     


맺지 못할 이 이별 또한 운명이라며

다시는 울지 말자 다짐했지만

맨 정신으론 잊지 못해

술을 배웠습니다.    


사랑을 버린 당신이 뭘 알아

밤마다 내가 마시는 건

술이 아니라

술보다 더 독한 눈물이였다는 것과

결국 내가 취해 쓰러진 건

죽음보다 더 깊은 그리움이었다는 것을...     


Tears Bitter than Liquor

                    Park, In-whan     


Every night when leaves endlessly fell like tears

I, who slipped on your shadow,

Bore our parting

By desperately  holding on my lonely heart,

Staggering here and there.    


Swearing not to cry any more

I thought of our unavoidable parting as a fate.

But as I couldn’t forget you in sanity

I learned drinking liquor.    


You, who abandoned love, never know

It was not liquor

But tears bitter than liquor

That I drank every night,

It was my yearning deeper than death

That intoxicated me and threw me down.  


박인환 시인은 참 낭만적인 분이셨던 것 같습니다. 밤마다 술보다 독한 눈물을 마시고 죽음보다 깊은 그리움에 취하셨던 분이니까요. 하긴 누군들 안 그렇겠습니까? 그토록 사랑했던 사람을 운명처럼 놓아 보내고 허허한 거리를 홀로 걷는다면 말입니다. 외로움에 찢긴 가슴을 부여잡고 울지 않으려 술병을 삼키는 상처 입은 모든 이들의 마음입니다. 낙엽이 눈물처럼 흐르는 가을, 술 한 잔 생각나는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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