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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용훈 Sep 19. 2021

당신 눈에 비친 나

이창훈 : 눈부처

눈부처 

        이창훈     


내 생의 걸작은 

지금 여기서 

너의 눈을 보는 일     


그저 바라보는 게 아니라 

그윽하게 들여다보는 일    


첫걸음마를 배우는 아이처럼

비뚤 빼뚤 수줍은 고백으로 비틀거리며

뚜벅뚜벅 네 눈동자 속으로 걸어가는 일     


맑고 고운 그 안으로 들어가 

네 깊은 곳을 흐르고 흐르다 

네 눈동자 위로 다시 떠오르는 일 

새겨지는 일     


그리고 

네 눈 안에서

네 눈 밖의 나를 사랑으로 마주 보는 일     


*눈부처: 눈동자에 비쳐 나타난 사람의 형상. 당신의 눈동자에 새겨진 ‘나’의 형상     


An Eyebaby 

           Lee, Chang-hoon     


The masterpiece of my life 

Is to look at your eyes 

Now and here.     


Not to look at,  

But to deeply look into your eyes.      


To struttingly walk into your eyes

Faltering here and there with my shy confession 

Like a baby who has just begun to toddle.    


To rise up to your eyes again

And be engraved there

After getting into your clean and beautiful eyes

And flowing there deep inside of you.    


To look at me outside of your eyes with love

In your eyes 

At last.  


당신 눈 안에서 당신 밖에 있는 나를 봅니다. 다른 것을 비추는 세상의 모든 것들은 아름답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 비친 모든 것들 역시 아름답습니다. 호수에 비친 달, 술잔에 떠오르는 별, 당신의 눈에 머금은 나까지. 그렇게 내가 비치는 당신의 눈동자를 사랑합니다. 지금 여기서 당신의 눈을 바라볼 수 있는 것은 축복입니다. 내 수줍은 사랑을 눈빛으로 받아주는 당신은 아름다운 사람입니다. 언제까지나 당신의 마음속을 흐르다 당신의 두 눈에 잠겨 영원히 새겨지고 싶습니다. 당신 눈에 담긴 내 모습은 당신의 사랑만큼이나 아름답습니다. 그런 나를 바라보는 나는 행복합니다.


* 위의 영문은 브런치 작가이신 이창훈 시인의 9월 19일 자 브런치 글 중 '눈부처'라는 시를 영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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