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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용훈 Oct 02. 2021

시인의 소망

서정윤 : 소망의 시 1

소망의 시 1

             서정윤     


하늘처럼 맑은 사람이 되고 싶다.

햇살같이 가벼운 몸으로 

맑은 하늘을 거닐며 

바람처럼 살고 싶다. 언제 어디서나 

흔적 없이 사라질 수 있는 바람의 뒷모습이고 싶다.      


하늘을 보며 땅을 보며 

그리고 살고 싶다.

길 위에 떠 있는 하늘, 어디엔가 

그리운 얼굴이 숨어 있다.

깃털처럼 가볍게 만나는 

신의 모습이 

인간의 소리들로 지쳐 있다.    


불기둥과 구름기둥을 앞세우고 

알타이 산맥을 넘어 

약속의 땅에 동굴을 파던 때부터 

끈질기게 이어져 오던 사랑의 땅 

눈물의 땅에서, 이제는 

바다처럼 조용히 

자신의 일을 하고 싶다 

맑은 눈으로 이 땅을 지켜야지     


A Poem of Wish 

               Seo, Jeong-yoon     


I wish to be a man as clear as the sky. 

I wish to live like the wind

Walking on the clear sky

As lightly as the sun light. I wish to be the passing wind 

That may vanish with no trace any time and any place.    


Seeing the sky and the land

I wish to live in my yearnin’.

Somewhere in the sky floating above the road

The face I miss is hidden. 

God that I encounter 

As lightly as a feather

Looks so tired with men’s sound.    


This land of love has been persistently continuing 

Since it followed the pillars of fire and clouds

Crossing over the Altai Mountains

And digging a cave into the land of promise.

Now, in this land of tears, 

I wish to do my work 

As silently as the sea.

With clear eyes I will protect this land.     


시인 서정윤의 소망은 소박한 아름다움이었습니다. 모든 것을 털어버리고 햇살처럼 가벼운 발걸음으로 하늘을 거닐고 싶어 했습니다. 바람처럼 막힘없이 흐르고 싶어 했지요. 그리고 어느 순간 흔적 없이 떠나고 싶었던 것이죠. 주위의 모든 것을 그리워하며 그 아름다운 모습을 ‘길 위에 떠 있는 하늘’ 속에서 찾아냅니다. 세상을 만든 신은 인간들의 아우성에 그만 귀를 막습니다. 이제 시인은 영겁의 시간 속에서 모두를 사랑했던 이 땅 위에 뿌려진 그 많은 눈물을 위로하며 침묵 속에 다시 펜을 듭니다. 소망의 시로써, 맑은 지혜로 사랑했던 세상을 지키고 싶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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