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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용훈 Nov 03. 2021

그대의 미래를 더 사랑합니다.

칼 샌드버그 : 나는 그대의 현재를 사랑합니다

나는 그대의 현재를 사랑합니다

                      칼 샌드버그    


나는 그대의 현재를 사랑합니다. 하지만 앞으로의 당신 모습을 더 사랑하지요.

나는 그대의 현실보다도 그대의 이상을 더 사랑합니다.

나는 위험하리만치 하찮은 그대의 만족감을 위해서가 아니라 그대의 위대한 욕망을 위해 기도합니다.

만개한 꽃은 이제 곧 그 꽃잎을 떨구고 말겠지요.

가장 아름다운 장미는 더 크고 멋진 성장을 위해 욕망의 고통과 환희를 담고 있는 봉오리의 모습입니다.

그대는 언제나 현재의 모습으로 남지 않을 것입니다.

그대는 위대한 것을 향해 나아갈 테니까.

나도 그 길에 그대와 동행합니다. 그래서 그대를 사랑하는 것이지요.  


I Love You For What You Are

                       Carl Sandberg        


I love you for what you are, but I love you yet more for what you are going to be.

I love you not so much for your realities as for your ideals.

I pray for your desires that they may be great, rather than for your satisfactions, which may be so hazardously little.

A satisfied flower is one whose petals are about to fall.

The most beautiful rose is one hardly more than a bud wherein the pangs and ecstasies of desire are working for a larger and finer growth.

Not always shall you be what you are now.

You are going forward toward something great.

I am on the way with you and therefore I love you.    

    

돌이켜보면 인생은 한순간입니다. 그 짧은 삶의 여정이 불현듯 황혼을 만나면 걸음도 늦어지고 갈 곳도 막연해지지요. 평생을 선생으로 살았으니 지금도 선생으로 불립니다. ‘교수’라는 직책 앞에 어느덧 ‘명예’라는 말이 붙게 되었습니다. 허허, 세월의 흐름을 어찌 인정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첫 수업에 만났던 젊은 학생들은 이제 오십의 중반을 넘기고 있을 겁니다. 다들 각박한 현실 속에서 열심히 살아왔겠지요. 대견하고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하지만 오래전 갓 스물이 된 젊은이들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게 남아있습니다. 아름다운 그들에게 말하고 싶은 사랑의 고백을 미국 시인 칼 샌드버그의 시를 빌려 대신하고자 합니다. 젊은 그들에게 보내는 찬사이기도 하지요.     


젊은이들의 현재는 미래라는 거대한 시간의 태풍 앞에 가냘프게 흔들리는 작은 쪽배와도 같습니다. ‘앞길이 구만리’라는 말은 미래라는 가능성과 함께 거친 삶의 고단함을 함께 드러내고 있지요. 지내고 나면 짧기만 한 인생이지만 돌아보니 한 걸음 한 걸음이 무겁고 위험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청춘의 욕망이 가득한 젊은 그대들은 미지의 미래에 가슴이 벅차겠지요. 그래야만 합니다. 하지만 어떤 젊은이들에게는 미래를 향한 발걸음이 무겁기만 할 것이고 심지어 두려운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세상이 너무 빠르고 혼란스럽게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겠죠. 하긴 예전의 젊은이인들 무한한 희망에만 부풀어 있었겠습니까. 젊음의 도전은 언제나 위험을 내포하고 있고, 마치 검은 밤바다를 항해하는 작은 배처럼 나약하기만 하니까 말입니다.     


그렇듯 두려움과 기대에 가득 찬 젊은 그대들을 사랑합니다. 연약하면서도 강인한 그대들의 청춘을 사랑합니다. 하지만 그대들이 마주쳐 이루어낼 미래의 모습을 더 사랑합니다. 거친 바람과 파도를 뚫고 멀리 보이는 육지를 환호로 맞이할 그대들의 내일을 더 사랑합니다. 작은 성취에 만족할 수도 있겠지요. 그로 인한 환락에 빠져 비틀거릴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마음속에 품었던 이상을 버려서는 안 됩니다. 그대들의 눈빛에, 가슴에 서린 순수한 이상의 항해를 위해 기도합니다. 만개한 꽃은 지기 마련이지요. 이제 막 피기 시작한 꽃봉오리는 고통과 환희로 가득합니다. 그것이 그대들의 성장을 위한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그대들은 끊임없이 변화할 것입니다. 지금의 모습으로 남을 수 있는 사람은 없으니까요. 그 변화를 통해 그대가 멋진 미래를 이루기를 원합니다. 그대들을 사랑합니다. 그대들이 있어 시들어가는 꽃도 새로운 희망을 가지게 되니까요. 여러분의 여정에 함께 할 용기를 지니게 되니까 말입니다. 그래서 그대들이 고맙고,  사랑스럽습니다. 나는 한 번도 선생이었던 적이 없습니다. 미래를 향해 거침없이, 때로는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떼는 그대들의 동행자였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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