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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용훈 Dec 20. 2021

계절을 잊은 따뜻함

은하수 : 연(緣), 사랑이기 전의

연(緣), 사랑이기 전의  

                      은하수


별빛보다

초롱한

네 두 눈동자


쌓인 마음

눈물 되어 흘러

내 맘 아려온다


소리 내어 울으렴

어른도 아이인데

아이는 어른 행세에 이골이 났나 보다


세상이 왜 이렇게 다

생채기 투성이 일까


여러 겹의 위로

하나씩 벗어

내 어깨에 둘러주고 싶은 밤


예보 덕분일까

눈 내리기 전

세찬 바람만 남은 어둠


홀로 있지 않길 바란 마음은

속도 내어 달려와

네게 너른 품 활짝 보이네


봄이다

한 겨울에도 꽃이 피듯


네게 나는

계절 잊은 따뜻함이고 싶다


Ties (before Love)

            Eunhasoo


Your eyes

Brighter

Than the stars.


So many sad tales,

Dropping and flowing like tears,

Break my heart.


You may cry loud.

A grownup is still a child

Who just pretends to be old enough.


Why are the whole world

Covered with scars?


Tonight

I wish to have

Each layer of my comfort

Around your shoulder.  


Thanks to a forecast,

Darkness only leaves a rough wind

Before snow falls.


My heart that will be left alone,

Galloping,

Holds you with its arms open.


It is spring.

As flowers bloom even in the middle of winter


So I wish to give you

Warmth forgetting seasons.


여전히 마음속 어딘가에 자리한 오래전 기억을 꺼내 듭니다. 그 기억은 빛나는 눈동자로 치환되어 그리움처럼 눈물로 흐릅니다. 아련한 그날들의 많은 사연들, 그것이 마음을 아리게 합니다. 그런 순간에는 소리 내어 울어도 좋습니다. 세월은 흘렀어도 그 기억 끝의 나는 그저 아이일 뿐이니까요. 세상에 뿌려진 많은 슬픔과 상처. 시 속의 화자는 그 모든 아픔을 내 것처럼 보듬으려 합니다. 폭풍 전의 고요함일까요? 망각의 눈이 쌓이기 전, 어둠 속의 찬바람이 뜨거웠던 사랑의 기억을 식혀줄 뿐입니다. 그리고 두 팔을 벌려 수많은 외로움들을 끌어안습니다. 따뜻한 봄바람이 마음 한쪽에서 불어옵니다. 눈 속에서 피어나는 처연한 꽃을 바라보며 시인은 계절을 잊은 따뜻함을 전하고 싶어 합니다. 그렇게 기억은 사랑 이전의 수많은 인연들을 곱게 지우지요. 어딘 가에 있을 또 다른 인연을 위해서.       


* 위의 영문은 브런치 작가 은하수님의 12월 17일 자 시 ‘사랑이기 전의 연’을 영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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