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의 언덕’(Wuthering Heights)의 저자인 영국의 여류 작가 에밀리 브론테의 시입니다. 한 겨울의 어느 순간, 어둠은 짙고, 살을 에는 바람이 불어옵니다. 눈에 덮인 나뭇가지들은 꺾어질 듯 늘어지고 폭풍우가 다가옵니다. 어서 피해야 합니다. 하지만 시 속의 화자는 한 마리 딱새의 주문에 사로잡혀 한 걸음도 옮길 수 없었죠. 천국(구름)과 지옥(황무지) 사이에 서서 조금도 움직일 수 없습니다. 갈 수도 없지만 가지도 않겠다 합니다.
인생의 겨울을 맞이한 사람들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주변의 모든 것이 위험하기 짝이 없건만 어찌해볼 도리가 없습니다. 마치 마법에 사로잡힌 듯 제 자리에서 꼼짝할 수 없는 것이죠. 이제 모든 것은 운명에 맡길 뿐, 섣부른 의지로 움직이려 하지도 않겠습니다. 그렇게 삶은 어쩔 수 없는 주문에 걸려있음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