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레옹의 연설들
천재적인 군사 지략가이자 정복자였던 나폴레옹 보나파르트(Napoleon Bonaparte, 1769~1821)는 말의 힘을 알고 있었다. 병사들에게 행한 그의 연설들은 웅변의 재능뿐 아니라 그것을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때를 고르는 그의 능력을 보여준다. 역사적으로나 문장으로나 그의 짧지만 강력한 연설들을 소개한다.
1. 1796년 3월 이태리 원정을 시작하며
"제군들이여. 그대들은 헐벗고 굶주렸다. 정부는 그대들에게 많은 것을 빚졌으나 아무것도 줄 수가 없다. 이 돌무더기뿐인 황무지 속에서 그대들이 보여 온 끈기와 용기는 경탄할 만한 것이다. 하지만 그것들이 그대들에게 명성을 주지 않으며, 그대들의 고난이 어떤 영광도 가져다주지 못한다. 내 계획은 그대들을 세상에서 가장 비옥한 평원으로 인도하는 것이다. 풍요로운 지방과 거대한 도시들이 그대들의 것이 될 것이다. 그곳에서 제군들은 명예와 영광과 부를 누리게 딜 것이다. 이태리의 병사들이여! 그대들은 용기와 인내가 부족하지 않은가? “
2. 1812년 5월 러시아 원정을 시작하며
러시아 원정은 1812년 나폴레옹이 러시아 제국을 침공하여 일어난 전쟁을 가리킨다. 제6차 반 프랑스 동맹의 시발점이 되었고. 이 전쟁의 패배와 더불어 나폴레옹의 몰락이 시작되었다. 러시아에서는 조국 전쟁이라 부르며 나폴레옹 스스로는 이 전쟁을 제2차 폴란드 전쟁이라고 명명했다.
“용사들이여, 이제 제2차 폴란드 전쟁이 시작되었다. 첫 전쟁은 프리드란드와 틸지트에서 끝이 났다. 틸지트에서 러시아는 프랑스와의 영구적인 동맹과 영국과의 전쟁을 맹세했다. 하지만 그들은 공공연히 그 서약을 위반하였고, 그들의 이상한 행동에 대해 어떠한 설명도 하지 않고 있다. 그리하여 마침내 프랑스 제국의 군대는 라인 강을 지날 것이며 결국 러시아는 자국의 동맹국들을 고립무원에 빠뜨릴 것이다. 이제 러시아는 멸망의 길에 들어섰고 그들의 운명은 이제 곧 끝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그들은 우리가 퇴보했다고 믿고 있는가? 우리가 더 이상 아우스터리츠(Austerlitz)에서 대승을 거둔 그 군대가 아니라고 믿고 있는가? 그들은 우리에게 불명예와 전쟁 중 하나를 선택하게 하였다. 우리의 선택은 단 한순간도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제 전진하라. 네만(Niemen) 강을 건너 그들의 영토까지 진격하라. 제2차 폴란드 전쟁은 우리 프랑스 군에게는 1차 전쟁과 마찬가지로 영예로운 것이 될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다음번 평화는 그 나름의 보장이 있어야 한다. 지난 50년 간 유럽의 문제에 끼쳐온 러시아의 오만한 영향력을 종식시켜야 하는 것이다.”
1814년 4월 20일은 역사 상 가장 극적인 순간들 중 하나였다. 프랑스의 황제이자 유럽의 지배자였던 나폴레옹 보나파르트가 러시아 침공에 실패한 후 자신의 근위대 병사들에게 작별을 고하던 날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나폴레옹은 20년 동안 프랑스와 주변 국가들을 통치하고 있었다. 원래 프랑스 군대의 장교였던 그는 프랑스혁명으로 구 정치 질서가 무너진 후의 혼란을 틈타 정권을 잡고 황제의 자리에 올랐던 사람이었다. 현대적 전술과 전투에서의 즉흥적 움직임으로 그의 50만 대군은 유럽 전역을 휩쓸었고, 프랑스 제국의 문을 열었다.
하지만 1812년 절대 패할 것 같지 않던 나폴레옹 군대는 러시아를 침공하는 운명적 결정을 내리고 말았다. 그는 거대한 러시아 대륙 깊숙이 진격하여 마침내 9월 모스크바에 도착하였다. 하지만 모스크바는 러시아 군에 의해 이미 불태워졌고, 그로 인해 긴 겨울을 보낼 식량을 확보할 수 없었다. 결국 그의 군대는 고통스러운 후퇴를 시작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동안 나폴레옹의 대군은 혹독한 러시아의 겨울과 병사들 사이에 혼란으로 고작 2만으로 줄어있었다. 영국, 오스트리아, 프러시아가 러시아와 연합군을 형성하여 나폴레옹에 맞섰다. 그는 군대를 재정비하고 작은 전투에서 몇 차례 승리를 거두기는 했지만, 3일간의 라이프치히(Leipzig) 전투에서 치명적인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1814년 3월 30일 연합군에 의해 파리가 점령되었고 나폴레옹은 대다수 장군들의 지지를 잃고 말았다. 마침내 1814년 4월 6일 그는 황제의 자리에서 물러나지 않을 수 없었다. 파리 근교 퐁텐블로(Fontainebleau)에서 나폴레옹은 남아있는 그의 충성스러운 근위대 병사들 앞에서 작별을 고한다.
3. 황제의 위(位)에서 하야(下野)하며 그의 근위병들에게 한 고별 연설
“근위대 병사들이여. 제군들에게 작별을 고한다. 20년 동안 나는 언제나 그대들과 명예와 영광의 길을 함께 걸어왔다. 우리의 찬란했던 시절과 마찬가지로 지금 이 순간에도 그대들은 변함없이 용기와 충성의 본보기가 되었다. 그대들과 같은 용사들이 있으니 우리의 대의(大意)는 결코 패배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전쟁이 끝없이 이어지고, 내란으로 치닫는다면 그것은 프랑스에 커다란 불행을 초래하게 될 것이다.
나는 프랑스를 위하여 나의 모든 이익을 희생했다. 나는 가지만 나의 친구들인 그대들은 계속하여 프랑스를 섬길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것은 오로지 프랑스의 행복뿐이고 그것은 나의 소망의 대상이다. 나의 운명을 슬퍼하지 말라. 내가 생존해 온 것은 그대들의 영광을 위해서일 뿐이다. 나는 우리가 함께 만든 위대한 성취의 역사를 기록하려 한다. 안녕, 내 친구들. 내 가슴속에 영원히 새겨질 수 있기를. “ (1814년 4월 20일)
이 연설 이후 나폴레옹은 이태리 연안 엘바(Elba) 섬에 유폐된다. 그리고 10개월 후 1815년 3월 그는 섬을 탈출해 프랑스로 돌아온다. 일천 명의 근위대 병사들과 함께 그는 파리로 진격했고, 그 길에서 그를 지원하는 병사들이 동참한다. 다시 한번 나폴레옹은 황제의 자리를 차지하지만 그것은 고작 100일 넘기지 못한다. 1815년 6월 18일 워털루(Waterloo) 전투에서 그는 영국과 프러시아의 연합군에 의해 최후의 패배를 당한다.
한 달 뒤 그는 아프리카 연안 세인트 헬레나 섬에 유배되고 1821년 5월 모든 이들의 무관심 속에서 숨을 거둔다. 1840년 그의 유해는 프랑스로 돌아와 파리에 매장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