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랑 : 내 마음을 아실 이
내 마음을 아실 이
김영랑(1903∼1950)
내 마음을 아실 이
내 혼자 마음 날같이 아실 이
그래도 어데나 계실 것이면
내 마음에 때때로 어리우는 띠끌과
속임 없는 눈물의 간곡한 방울방울
푸른 밤 고이 맺는 이슬 같은 보람을
보밴 듯 감추었다 내어드리지
아! 그립다
내 혼자 마음 날같이 아실 이
꿈에나 아득히 보이는가
향 맑은 옥돌에 불이 달아
사랑은 타기도 하오련만
불빛에 연긴 듯 희미론 마음은
사랑도 모르리 내 혼자 마음은
One Who Knows My Mind
Kim, Young-rang
One who knows my mind,
One who knows my own mind like me,
If he is somewhere,
I will give him all these things hidden like treasures;
Some dirts often gathering in my mind,
Drops of honest tears without any deceit,
Things worthwhile like dews softly formed at blue night.
Ah! I miss someone
Who knows my own mind like me.
Is he only seen far away in a dream?
Love can blaze up
By the flame of a fragrantly burning stone.
But love, too, never knows
My own mind, dimmed by its dazzling light.
내 마음 알아줄 사람은 어디에 있을까요? 있기는 할까요? 그런 사람 만나게 된다면 내 안의 모든 것을 보여줄 수 있으련만... 내 안의 더러운 모든 것, 슬픔과 기쁨까지도 거짓 없이 드러낼 수 있을 터인데. 하지만 아무리 찾아봐도 그런 사람은 꿈길처럼 아련하기만 하네요. 열정에 타오른 사랑 속에 만났던 사람, 그 사람마저 내 마음 깊은 곳의 진실만은 가져갈 수 없었던 모양입니다. 아! ‘내 혼자 마음 아실 이’를 홀로 그리워합니다. 내 곁에 없는 그 사람을 꿈속에서라도 그려봅니다. 하지만 난들 내 마음을 알고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