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진학의 갈림길
일반대학원이냐 특수대학원이냐 전문대학원이냐
최근에 필드에서 만나 친해지게 된 동료 사회복지사를 통해서 이런 말을 들었다. 좋아하는 걸 직업으로 선택해서 일하다 보면 그 좋아하던 게 싫어지게 될 수 있다고 말이다. 본인의 오빠가 본인이 사회복지학과를 진학한다 했을 때 그렇게 말해줬다고 했다고 했다. 나는 그 말을 듣고 그걸 왜 지금 깨달았지, 아차 싶었다. 그 당시의 나는, 그리고 지금의 나도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조금도 인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나는 16살 때부터 사회복지사를 꿈꾸고 지금까지 20년의 시간 동안 사회복지를 배우고 사회복지현장에서 일을 하고 있다. 그러나 소진은 때마다 찾아왔고 급여나 일과 육아의 균형, 사람에 대한 고민 때문에 늘 지지부진하지만 버티는 게 최선인 경우가 크다고 생각했다. 물론 견디는 부분에 대해서는 정말이지 스스로도 칭찬해주고 싶다. 그러나 좋아하는 걸 해낸다는 게 내게는 이제 어떤 의미인지 고찰해보게 된다.
처음 대학교에 입학했을 때 나는 내가 배우고 싶던 사회복지를 배운다는 게 너무나 즐겁고 가슴이 후련했다. 특히 사회복지실천론이나 정신겅강복지론 등의 과목을 공부하며 나는 나 스스로의 인생을 돌아볼 수 있었는데, 학부시절은 전공과목 공부를 통해 나 스스로 상처받게 내버려 뒀던 내 과거를 용서하고 서랍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이었기에 정말이지 책상 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공부를 했던 감동의 기억이 있다. 그러곤 나는 각오를 했다. 꼭 대학원에 가겠다고. 대학원에 가서 더 공부를 하고 싶다고 결심했다.
그 당시만 해도 나는 일반대학원을 고집했는데 그 이유는 학문을 심도 있게 공부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특수대학원이나 전문대학원은 대개 야간 대학원이었고 실무와 겸업하는 사람들이 주로 다녔던 지라, 학업의 수준이 대학교와 비슷하다고 들었다. 또 졸업 시 논문이 아닌 졸업시험으로 갈음되는 경우가 많아, 나의 경우는 단순 학위 취득이 목표가 아닌 심도 있는 사회복지학에 대한 공부였기에 난 일반대학원을 선택했고 그것에 대한 후회는 지금도 없다.
그렇지만 막상 대학원에 진학해보니 영어 실력이 보통 중요한 게 아니었고 수업 교재가 원서이고 논문 작업을 위해 해외 연구물을 참조하라고 교수님들께서 많이 권면해주셨기에 정작 심도 있는 사회복지학을 공부하기 앞서 영어의 절벽 앞에서 더 힘들고 절망스러웠던 것 같다. 그래서 사회복지 대학원 진학을 고민하는 사람들이라면 기본적으로 본인의 영어실력을 알았으면 좋겠다. 대학원에서는 논문뿐 아니라, 영어시험 등도 있기 때문에 (2020년 이후로 주요 대학에서 사라지기도 했다) 기본적인 영어실력이 꼭 중요하기 때문이다.
또 일을 하면서도 공부를 하는 것을 선택할 건지 정말 심도 있는 학문연구를 꿈꾸는 것인지 스스로 결정해서
일반대학원이냐 특수대학원이나 전문대학원이냐를 선택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대학원은 학문 연구 이상의 관계 형성을 위한 중요한 집합체이다. 나는 당시 공부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수시로 과 행사에 참여해야 하고 교수님들과 직접 조우하는 시간도 많고 학회 등의 활동을 통해 끊임없이 동문들과 교류해야 하는 게 솔직히 조금 벅찼던 것 같다. 그건 내가 대학원의 특성을 잘 몰랐던 것이다.
대학원에 진학해서 성공적인 대학원 생활을 경험하기 위해서는 학교생활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하고 대학원 동기, 선/후배 그리고 교수님들과 반드시 유대적인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논문에 대한 많은 도움을 받을 수도 있고 졸업 후의 진로에 대해서도 구체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서 어디선가 봤던 글이 떠오른다. 탄생 Birth와 죽음 Deth사이에는 오직 선택 choice만이 존재한다고. 과연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혹 이 글을 읽는 분들이 대학원을 준비한다면 내가 무얼 연구하고 싶은지, 그걸 위한 준비는 되어 있는지 잘 생각해보았으면 좋겠다. 그 이후 학교를 모색하고 교수님 컨텍하는 것은 결코 늦은 일이 아니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