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후에 출장을 갔다가 저녁 7시 넘어서 회사에 복귀했다. 퇴근해서 집에 오니 밤 9시가 다 되었다. 집에 오니 멍해서 힘들었는데 아기가 잠에 들고나니 부산했던 마음이 좀 calm 해져서 피곤하지만 오히려 정신이 돌아온 느낌이 든다.
관내 이 동네, 저 동네를 운전해서 클라이언트 집에 방문을 한다. 단순히 후원물품을 지급하는 집도 있고 그간의 변화 사항을 모니터링하거나 이전과 지금의 욕구를 재파악하고 연계자원을 제공하는 경우도 있다.
이 과정들은 반복적이지만 오직 클라이언트와의 대화를 통해 이루어지는 부분이기 때문에 한 집을 다녀오면 체력적으로 기진맥진하곤 한다. 질문하고 이끌어내고 격려하는 사이클의 반복에는 생각보다 꽤 많은 에너지를 소모한다.
처음 현장에 왔던 십여 년 전이 떠오른다. 거짓말 조금 보태서 정말이지 한 달에 한 번은 몸살을 앓았다. 그러나 그 당시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만 2년동안 15개의 연차만 쓸 수 있었기 때문에 아파도 편히 쉬지 못하고 비몽사몽 일하며 정말 이를 악물고 버티었었다.
나의 열정은 체력이 뚝뚝 떨어질 때마다 와르르 무너지는 것 같았는데 그래도 으쌰 으쌰 스스로를 다독여도 보고 이 방법, 저 방법을 다 쓰며 정말 별짓 다해보며 지내왔던 것 같다.
오늘 출장 후 화장실에 갔는데 피곤하면 한 번씩 터지는 부정출혈이 다시 비치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슬프고 짜증 났다. 에휴, 좀 편하게 일하고 싶은데ᆢ 어떻게 하면 에너지를 좀 분배하며 클라이언트를 대할 수 있을까. 고민해보게 된다.
체력 전쟁이다. 비록 오늘도 아이가 뻗자마자 나도 이불과 한 몸이 되어 침대에 누워있지만.. 상냥함과 여유를 갖기 위해서 체력을 관리하는 게 시급한 것이 느껴진다.
다행히 내일이 금요일이니 하루 더 잘 버티고 주말에는 몸에 좋은 것좀 먹고 마음을 릴랙스 하며 좋은 생각도 많이 하고 몸도 스트레칭하며 이완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체력, 체력이 문제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