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조카를 만났다.
어김없이 조카는 이모! 이모!를 외침과 동시에 방방 뛰며 나를 맞아주었다. 언제나 나의 기분을 좋게 만드는 조카의 환영 인사이다.
조카와 장난감 놀이를 하고 있는데,
우리 엄마가 나에게 파마 언제 했냐고 물어보면서 "미용실에 가서 머리 하고 올래?" 라고 물어보았다.
그러자 조카가 "미용실?" 이라고 하더니
고사리 손으로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머리 예쁜데?" 라고 말한 후 그 작은 손가락으로 내 눈코입을 하나씩 가리키며 "눈도 예쁘고, 코도 예쁘고, 입도 예쁜데!" 라고 하는 것이다.
전혀 예상치 못한 전개였다.
그 상황에서 조카가 내 머리를 쓰다듬을지도,
내 머리부터 눈코입 다 예쁘다고 말할지도
예상하지 못했다.
사실 요즘 일에 파묻혀 살고 있기도 하고
개인적인 일도 있어서 심신이 지쳐있었는데,
조카의 말이 나를 감동시키고, 피로가 싹 가시게 했다. 정말 사랑스러운 아이이다.
그리고 이번에 만났을 때 조카가 나에게 처음으로 보여준 행동이 있는데 바로 귓속말을 하는 것이다!
내 귀에다가 대고 말을 하는데, 하는 말은 매번 똑같다. "속닥속닥 속닥속닥" 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귀엽고 웃기다.
조카에게 조카가 아기 때 사진을 보여주었다. 그러니 "아가 때야?"라고 물어본다.
그러면서 "상 바뀌었네?"라고 말한다.
나는 깜짝 놀랐다. 사진 속의 상이(음식 먹을 때 사용하는 작은 상) 요즘 쓰는 것과 다른 것이었는데, 그것을 캐치한 것이다.
조카와 함께하는 시간은, 감동과 즐거움과 놀람의 연속이다. 나도 조카에게 감동과 즐거움과 기분 좋은 놀람을 주는 좋은 이모가 되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