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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써인 Nov 09. 2020

남을 위해 만드는 음식. 미역국

미역국은 따뜻한 정을 향한다.

주부가 되다 보니 매일 끼니를 걱정하면서 살고 있다. 특히나 주말에는 아침을 먹고 나서도 점심은 뭐해먹지? 저녁은 뭘 해 먹지 라고 머릿속으로 생각을 한다.

예전에는 엄마께서 금방 아침을 차리셨는데도 '우리 점심은 뭘 먹을까'라고 하시면 나는 우스갯소리로

"엄마는 이제 아침인데 벌써 점심 걱정을 하네" 라며 말했다.

그때는 그렇게 매 끼니를 고민하지 않았는데 엄마가 되고 나니 아이들의 간식부터 저녁까지 뭘 해먹이지 라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보낸다.


그러던 중에, 가장 쉬우면서도 맛을 내기 힘든 음식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바로 미역국이다.

미역국은 내가 고등학교 때부터 해왔던 요리로 , 미역을 불려 놓고 냄비에 넣은 다음 고소한 참기름과 소금, 그리고 간장으로 간을 맞추면 되는 비교적 쉬운 요리에 속했었다.

그렇게 미역국은 만들기에도 간편한 요리였다. 하지만 이런 간단한 미역국일지라도 음식 중에 다른 누군가의 탄생을 축복해주는 음식은 없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그리고 아이를 낳고 정말 질리도록 먹게 되는 미역국이지만 , 미역국은 먹을 때마다 그 맛이 새로움을 늘 느낀다. 내가 먹어본 미역국의 종류는 다양한데 닭고기를 넣어서 먹는 미역국도 있고 일반적인 소고기 미역국도 있으며 조개류를 넣은 미역국, 그리고 황태를 넣은 미역국도 있다.

나는 모든 종류의 미역국을 다 좋아하지만, 가족들에게 가장 많이 해준 미역국으로는 소고기 미역국과, 닭고기를 넣은 미역국이었다.

예전에는 미역국을 그냥 끓였다면 , 지금은 육수를 내어 끓이고 나서 미역과 소고기를 푹 끓이고 간을 맞춘다.

사실 미역국이란 음식 자체가 신기하게도 사골같이 우리면 우릴수록 더 진한 맛이 나온다.

그래서 그 깊은 맛에 미역국이 질리지 않는 것 같다. 그리고 지난 주말에는 미역국을 끓여서 먹었다.

밑에 사진들은 그 과정들이다.


 




미역국에는 다진 마늘을 약간 많이 넣어주면 국물 맛이 시원해지며 , 시어머니께서 알려주신 비법으로는

까나리 액젓을 살짝 넣는다. 그러면 국물의 맛이 풍부해진다.

미역국을 다 끓이고 나서는 신랑과 아이들에게 차려준다. 그러면 그들은 미역국 맛이 좋다며 그날 식사가 맛있었다고 나에게 칭찬을 해준다. 미역국은 가족을 위해 끓여주는 음식이었지만 , 나를 칭찬받게 만드는 음식이기도 했다. 그래서 내가 미역국을 좋아하는 이유가 이런 이유에 포함이 된다.


미역국은 누구나 끓일 수 있는 보편적인 음식이지만, 미역국 자체는 늘 다른 사람을 위하는 따뜻한 정이 있으며

끓인 사람과 먹는 사람을 가장 행복하게 해주는 음식이다.

그래서 나도, 이런 미역국처럼 누구나 나에게 다가올 수 있는 편안한 사람, 하지만 가벼운 사람이 아닌

다른 사람들을 위하는 , 늘 존중하며 생일날 행복하게 만드는 미역국처럼 누군가에도 행복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원한다.

그리고 다만, 너무 간이 센 사람은 되지 않으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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