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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써인 Nov 20. 2020

작은 것에도 연연해하는(상처 받는) 너에게

제2장. 과거의 이야기

"안녕"

오늘은 너에게 편지를 쓰기 위해 일찍 일어났어. 너를 알고 나서부터는 어떤 이야기들을 먼저 해줄까

고민이 들던 중에 너의 과거에 있었던 이야기들이 궁금해졌어

그렇다고 해서 너의 사생활을 예의 없이 파헤치겠다는 건 아니고, 나는 그저 궁금해

너라는 사람이 지금 외롭고 힘든 것처럼 과거에도 그랬는지 말이야


나는 과거에 말이야.

조금은 외로운 사람이었어. 항상 새롭게 시작하는 학기초에는 나는 거의 친구들을 무리로 사귀었던 것 같아

그런데 너는 알까?

나한테는 조금은 나쁜 습관 같은 게 있었어

바로 사람을 가려서 사귀는 습관이야


나는 다수의 사람들과 친해지기보다는 소수의 사람들과 더 깊게 친해지는 스타일인데 , 나랑 어울린다고 해도

그 나이에 비해서 철이 없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함부로 대하는 사람들을 좀 싫어했어

당연히 중학교 때는 다들 철이 없고, 생각하는 게 거기서 거기겠지만 이상하게 나는 아빠의 너는 물같이 살아라

어딘가를 가더라도 모나고 맞지 않는 사람보다는 그 자리에 흡수가 되며 동그라미면 동그라미, 네모면 네모

세모면 세모 , 차별 없이 들어가는 물처럼 물 같은 사람이 되라고 하셨거든

그 말은, 사람들을 배려하며 살라고 하셨던 말 같아


그렇다 보니 나는 그때 성향이 아이에 가깝기보다는 애 어른에 가까웠던 것 같아

배려라는 게 , 정말 어떤 건지 모르면서도 나는 배려를 잘하는 아이라고 생각했지

나는 항상 나에게는 관대했으니까 말이야

그리고 나는 나와 성향이 맞지 않는 친구들은 좀 기피했지

그렇게 지내다 보니 무리로 지어서 놀았던 친구들은 하나둘씩 떠나고 나에게는 내 성향에 맞는 친구들 몇 명 만을 사귀면서 지내왔어


나는 사람들을 고른다고, 착하고 배려심 깊은 친구들을 사귀고 싶어 했지만 정작 내가 원하는 건

나는 그 당시에도 외로웠기 때문에 나랑 똑 닮은 소울메이트를 만나고 싶었는지도 몰라.

어떻게 보면, 그건 굉장한 이기심이었고 누군가를 받아들이기에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으며 나도 편견과 오해라는 시선 속에서 나를 떠나갔던 친구들을 바라보고 있었던 거지.

그러고 나서 항상 끝은, 그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면서 말이야.


이 세상에 나랑 맞지 않은 사람과, 맞는 사람의 차이는 뭘까?

대화를 하면서 알 수 있다고는 하지만, 나는 상대방을 정말 잘 이해하고 있는 것일까 라는 생각들이 들어.


사실 예전 학교 다닐 때로 돌아가라고 한다면 나는 굳이 돌아가려는 마음은 없어

하지만 정말 시간이 돌아간다면, 내가 상처 주었던 친구들에게 다시 한번 다가가고 따뜻한 말 한마디 다시 건네주고 싶어.


오늘은 과거의 이야기를 해봤는데 , 너는 어땠니?

너의 과거는 행복했어?

아니면 부끄러운 기억이 있니?

시간을 되돌린다면 다시 돌아가고 싶을 정도로 소중한 추억이 있을까?


참 궁금하다.

그러면 한 가지 더 물어볼게


"너는 현재가 더 행복하니? 아니면 과거가 더 행복했니?"

이렇게 물어보면 현재가 행복하다고 말하는 너도 있을 거고, 과거가 정말 찬란했던 황금빛이었다고 말하는 너도 있을 거야

지금보다는 적어도 과거의 내가 더 빛났다고 말하는 너도 있겠지.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너는 말이야

과거가 되었든 현재가 되었든, 지금 충분히 잘 살고 있어

그러니 다른 사람의 잘못인데, 그 잘못으로 인해 네가 상처를 받아도 너의 탓으로 돌리지 않았으면 좋겠고

내가 잘 살고 있나 , 이번 생은 틀린 것 아닐까?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너는 지금까지 충분히 열심히 살고 있어.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한순간 빛이 발하는 한 순간으로 인해  그들의 전체의 삶이 빛나는 것처럼 부러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너도 언젠가는 그들보다 더 빛이 날 수 있으니까 말이야.


시간이 어느덧 새벽 5시를 향해가고 있네

너한테 말하는 게 나는 너무 좋은가 봐

이 시간에도 너에게 말을 하고 있는 걸 보니 말이야.

아무튼, 일어나서 이 글을 보게 된다면 너의 과거도 한번 다시 생각을 해봤으면 좋겠고 꼭 아침에 따뜻한 물 한잔 마시는 거 잊지 말고.

"그리고 너는 오늘도, 내일도, 앞으로도, 지금까지도 충분히 잘 살아왔으니 너 자신을 더 믿어줘 "


어제부터 너에게 편지를 쓰긴 했지만, 앞으로 남을 28일들이 기대가 되네.

너의 이야기들도 궁금하고 말이야.

이제 편지는 이만 줄일게. 마지막으로 할 말은

"오늘도 잘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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