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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 03. 2021
보잘것없는 사람
출판사에 책 제목을 제안해왔다.
책을 출판하는 과정은 신기하도록 흥미롭다. 대박이나 엄청난 기대를 하고 출판을 결심하지 않았다. 다만 언젠가 꼭 책을 내고 말 거라는 작은 성취가 포함되어 있었다. 유명하지 않아도, 대단하지 않아도 무엇이든 하면 된다고 지금까지 그리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리 살 거기 때문에 시작한 일이다.
1차 교정 원고를 보내고 2주 정도의 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번에는 어떤 피드백이 편집자에게 올까? 기대감에 달력을 보는 횟수가 늘어났다. 편집자 요구에 의한 1차 퇴고 시 많은 수정이 이뤄졌다. 전체적인 맥락과 추가적인 내용 보강 그리고 마지막 9장을 전체적으로 삭제하는 등 책은 알 수는 없지만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하나씩 다듬어지고 있었다. 마치 데이트를 준비하며 거울 앞에서 이 옷 저 옷을 입어보며 행복한 시간을 상상하며 준비를 하는 것처럼
하지만 책을 쓰는 과정 자체는 쉬운 일은 아니다. 200 페이지 넘게 글을 연관성 있고 구성을 유지한다는 것은 마냥 즐겁지만은 않기도 하다. 그럼에도 시간이 흐르고 퇴고를 거침에 따라 더 읽기 좋은 글로 발전해가는 과정은 어쩌면 우리 사람들의 성장하는 과정과도 닮았다.
물론, 누군가는 중간에 책 쓰기를 포기한다거나, 누군가는 목차만 만들어 두고 본문은 건들지도 않거나,
누군가는 꾸역꾸역 책을 다 쓰고 편집이나, 수정이 귀찮아서 미완성인 상태로 공개가 되거나...
우리의 삶과 매우 닮았다는 생각은 어쩌면 책이라는 것이 경험을 담고 있는 글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기다리던 어제........
출판사 대표님에게 카톡이 왔다.
"2차 교정은 편집자에 의해서 꼼꼼히 확인 중입니다. 그리고 표지 시안 작업을 위해서 편집자와 상의해서 책 제목을 <보잘것없는 사람>으로 잠정 생각했는데 의견이 어떤가요?"
<보잘것없는 사람> 사실 싫지도, 좋지도 않았다. 책의 내용을 광범위하게 포함하고 있는 미묘한 느낌의 제목임은 틀림없었다. 그래서 대표님에게 기존에 상의하던 제목에서 왜? 갑자기 다른 방향으로 생각을 했냐고 물어보았다.
"세상의 모든 성장하는 자녀들에게 부모님은 가장 보잘것없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는 의미와 그 자녀가 성인이 돼서 철이 들고 부모가 되고 나면 부모님은 보잘 것 없는 사람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추가적으로 부재나 표지를 통해 내용 전달을 더 선명하게 해 보자고 하셨다. 나는 알겠다고 답변하였다.
그리고 영어로 뜻을 한번 찾아보았다. 'NOBODY' 생각지도 못한 단어가..... 나타났다.
nobody
1. 명사 보잘것없는 사람 (=nonentity) (someone)
2. 대명사 (=no one), (somebody) <출처: 네이버 사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