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보잘것없는 사람> 이 판매를 시작한 지 며 칠이 되었다. 내일 내가 당장 불미스러운 사고로 세상에서 존재를 감춰도 내 이름 세자가 남겨진 책 한 권이 어딘가를 돌아다닐 것이다. 이름을 남기는 것에 대한 강한 집착이나 열망은 없다. 하지만 사람의 흔적이 사라졌을 때 좋은 기억으로 남고 싶은 바람은 사실 가득하다. 아버지를 보내고, 어머니는 치매로 자신을 잃어가는 이 상황에서 아프거나 죽음 앞에서 나를 대변해 줄 사람은 나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전부일 것이다. 그 기억이 잘 못되었다 한들 죽은자는 말이 없기에 흔적이 그것을 대신할 것이다.
사실, 내 이름으로 인쇄된 책을 보니 욕심이 생긴 것은 솔직히 인간의 본성일 것이다. 자기 자본이 한 푼도 안 들어간 책이 세상에 태어났어도 욕망에 사로 잡히는 것이 우리 아니겠는가.....
나는 순수함을 잠시 잃어버리고 지인들에게 책을 홍보했다. 물론 깔끔한 성격만큼 내 전화번호부와 카톡에 사람들은 철저히 관리된다. 숨김이나 연락처 지움으로 불필요한 인간관계를 몰아내는 간편하지만 대인관계에 마이너스인 습관으로 나의 나약함을 채운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홍보를 했다고 해도 나를 욕할 것 같거나 내가 정말 싫어하는 사람들에게 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NS라는 특수성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게 사실이 알려짐은 나를 스스로 부끄럽게 했다.
물론, 책으로 장사해서 돈을 벌겠다는 목적으로 글을 쓰지 않았다. 유명해지기 위해서 글을 쓴 것도 아니다. 단지 욕심은 글에 대한 평가를 받고 싶은 기본적인 갈망에서 시작되었음은 부정할 수 없다.
책으로 구성된 내 생각이 글자로 조합되어 하나의 스토리가 된다.
그 스토리는 사람들에게 어떤 감성과 느낌을 안겨줄 수 있을까?
과연 내 삶의 일부를 책 때문에 억지로 공유당한 사람들은 어떤 마음을 가지고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을까?
이런 솔직한 피드백에 목마름과 갈증을 느끼고 있는 것은 부정할 수는 없다. 그리고 열열한 응원을 하는 소수의 지인들의반응과 축하한다는 약간의 손가락 운동도 귀찮아하는 환영받지 못했던 단톡 방의 현실을 보고 쓴웃음을 지었을 뿐이다.
내가 책을 낸것이 오지랖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내가 속한 조직사람들이 신분에 대해 스스로 피해의식을 가지고 있거나주입식 교육의 결과일 것이다. 글을 썼다는 것에 대한 시기 또는 불필요한 행동이라고 치부되어 버렸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나는 담담하게 모든 것을 받아들여보려고 한다.
어둠이 있으면 빚이 있듯이 어제 브런치에서 갑자기 나를 선생님이라고 부르며 인생 멘토가 되어달라는 독자을 만나게 되었다. 미천한 나를 좋게 봐준 그 분께 오늘 책을 보내드렸다. 조건은 없다. 그저 마음을 표현하기 위함이다. 어쩌면 나는 그러기 위해서 책을 썼다.
잠시 장사꾼으로 돌변한 내가 부끄러웠지만 몇 명의 진솔한 독자분들과 나를 아는 사람들에 의해서 초심을 찾아가고 있다. 그래서 글 속에 나는 책을 홍보할 것이다. 누군가 필요로 하는 분들께 이 작음 마음이 전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서.....
또한 한권의 책은 글을 계속 쓰고 싶다는 열망을 얼마나 강한지 나를 발견하게 해주었다. 첫 출간이 마지막이 되는 결말이 아닌 다양한 주제로 여러 독자분들을 만나러 가고 싶어 졌다.
솔직함을 담아서 살아다보면 언젠가 진솔한 사람들이 내 주변에 가득 해지는 따뜻한 봄 햇살을 만날 수 있을거라고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