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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용환 May 10. 2021

작가님 저희랑 책 내실래요?

기획출판 제안과 두번째 도전

인생의 여정에서 기회라는 것은 어쩌면 찾아오는 것이라기보다는 만들어 가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작년 12월 우연히 브런치를 알게 되고 글을 올리면서 책 출간을 목표로 삼았다. 무명작가이고 직업도 매우 폐쇄적인 군인인 내게 출판은 그저 하나의 버킷리스트였다. 그래서 반기획 출판으로 자비를 들여서 <보잘것없는 사람>을 올해 4월 출간하였다. 해냈다는 성취감과 버킷리스트에 줄을 그으면서 스스로 셀프 칭찬을 하며 다시 일상으로 빠른 복귀를 하고 있었다.

사실, 책을 준비하면서 그동안 내가 해왔던 여러 가지 일에 많은 변화가 생겼고, 일의 우선순위가 책으로 자연스럽게 넘어가면서 밀렸던 일들이 많았다. 욕심이 많은 것은 아니라고 말하고 싶지만 사실 나는 가만히 아무것도 안 하고 있는 것을 잘하지 못한다. 사소한 무엇이라도 끊임없이 이뤄내야만 하는 그런 사람으로 변해버렸다. 가끔은 좀 쉬었으면 하는 생각을 하다가도 몸이 간지럽고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에 며칠 지나고 무엇인가 해야 할 것들을 찾아 나서곤 했다.

그런 습관 때문에 올해는 대학원 석사 논문을 쓰고 있었고, 드론 교관 자격증 필기시험, 토익 성적 갱신 등등 작은 일거리가 밀려있었다. 그리고 다시 일상의 밀린 일들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시간을 분배하는 과정에 브런치에 출판을 제안하는 메일이 왔다.



사실, 2번 정도 출판 메시지를 받은 적이 있었다. 그렇지만 출판사에서 책을 내자는 것이 아니고 다른 사이트에 글을 올려달라는 그런 내용이었다. 이번에도 그렇겠지.... 하면서 클릭을 했다.

나는 글을 읽고 당황스럽고 기쁘기도 해서 메일을 한참 동안 읽고 또 읽었다. 내용은 [부자아빠는 중고차를 탄다] 브런치 글을 보고 출판사에서 재테크 책을 써보자고 기획출판을 제안해 온 것이었다. 의심이 많은 성격 탓에 나는 조심스럽게 기획실장님께 답문을 보냈다.


기획출판을 하자는 것이 맞는지?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같이 일을 하고 싶은지? 그리고 내 신분이 아직은 군인은 것은 알고 있는지? 등에 대해서 세부적으로 폭풍 질문을 했다.

그리고 답장을 받았다. 내가 물어본 모든 사항에 대해서 만나서 최종적으로 이야기해보자고 시간 약속을 잡자고 하였다. 사실 100편이 넘는 글을 브런치에 올렸지만 가장 인기가 많았던 글을 보면 재테크 글이었다. 기획실장님은 다음 메인에 수차례 노출된 내 글을 보고 브런치 글들을 검토한 후에 출판을 제안을 했다고 했다.

하지만 의문점은 내가 과연 그런 재테크 책을 낼 만하 자격을 갖췄는지에 대한 확신이었다. 요즘 같은 세상에 돈이라는 주제는 그 제목만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받게 되는 것은 틀림없다. 그런데 나는 그런 엄청난 부자가 아니기에 망설여졌다. 10년이라는 시간을 꾸준히 아끼고 모아서 10억 조금 넘는 자산을 모은 내가 어디에 명함이나 내밀 수 있을까? 그리고 책으로 나오면 사람들이 비웃지 않을까?

예를 들면 "난 태어나는 순간부터 부모로부터 10억 넘는 돈을 받았는데??"

 아니면 우리 집 전셋값이 10억이 넘는데 무슨 네가 돈을 논해!"라는 그런 생각들이었다.

이런저런 생각을 수없이 하면서 첫 번째 책의 홍보에 대한 고민에서 두 번째 책의 기획에 대한 부분으로 나의 시선과 관심은 넘어가 버렸다.


미팅은 시내에서 이뤄졌다. 대표님과 기획실장님 같이 오셨고 아직 시작한 지 얼마 안 되는 작은 출판사였다. 제안서와 함께 방향성 그리고 인세에 대한 부분 그리고 만약 책을 낸다면 향후 마케팅에 관한 내용으로 이야기가 이어졌다. 불과 얼마 전 여러 출판사에 내 원고를 보내며 자비출판을 하기 위한 출판사를 고르던 때와 비교하면 왠지 모르게 더 체계적인 시작점처럼 느껴졌다. 나는 직업적인 한계성과 내가 우려하던 그런 자산규모에 대한 부분을 솔직히 말씀드렸다.

그런데 답변이 너무 위로가 되었다.


"작가님 첫 집을 사기 전에 누구에게 받아서 산 건가요? 어릴 때부터 모아서 어렵게 산거 나잖아요. 지금 10억이라는 돈보다 그 과정이 더 중요한 거 같아요.. 부모님 빚이 전부였던 20대에서 30대 중반 그 정도 돈을 모은 것도 정말 큰돈이고 크기를 떠나서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대표님의 말을 듣고 계약에 확신을 가졌다.


"네, 감사합니다. 열심히 써 볼게요...."


며 칠전 그동안 써둔 글을 재 편집해서 목차를 재구성해서 출판사에 메일을 보냈다. 물론 몸상태가 너무 안 좋았기에 세부적으로 다듬지는 못했지만 꼼꼼히 보고 다시 방향성과 내용에 대해서 토의해 보자고 하셨다.


물론, 2021년은 정말 바쁜 한 해이다. 책을 쓰는 일 말고도 할 일이 너무도 많다. 중요성에 별점을 준다면 아마 책 보다 다른 것이 우선순위 일 수도 있다. 하지만 살면서 느낀 것은 기회를 바라보는 관점이다.

어렵게 살면서 끊임없이 노력했고 상황을 좋은 방향으로 끌고 가기 위해서 많은 도전을 했다. 그리고 작지만 여러 가지 성과를 이끌어 내면서 지금 나로 성장을 했다. 하지만 복기해서 과거를 회상하면 나는 기회를 놓친 적이 몇 번이 있었다. 그것은 확신이 없어서 망설이다가 놓쳐버린 것들이었다. 내 앞에 더 넓고 좋은 길로 갈 수 있는 선택권이 주어졌지만 괜한 걱정과 나에 대한 확신이 부족해서 그냥 보내버린 기회였다.

시간이 지나니 그 순간들이 나를 괴롭혔다. 그래서 이번에 상황이 여유 있지 않고 제약이 많지만 내 맘이 원하는 것을 하려고 한다. 그 결과가 좋지 않다고 해도 멈추지 않고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려고 한다. 인생이 길다고 생각했던 어린 시절은 이미 지났을지도 모른다. 물론 30대 후반이라는 나이는 어른들이 본다면 아직 젊다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곧 40대를 바라보는 나를 돌아볼 때 예전 같지 않음을 부정할 수는 없다.


작은 용기와 행동이 하나의 기회를 만들어 주었듯이 이번에도 좋은 결말이 되는 해피엔딩이 되기를 바란다.



작가의 첫 번째 책 #보잘것없는사람 <구매링크>

http://m.yes24.com/Goods/Detail/99272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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