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가 다 익을 때쯤이면 우리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요
주영헌
베란다에 심은 토마토는 얼마나 더 기다려야 익을까요 한참을 바라보고 있는데 비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일기예보에선 장마라고 합니다
당신을 향한 기다림은 걱정이 없습니다 바람은 불만큼 불어야 멈추고 비는 내릴 만큼 내려야 그친다고 하지요
당신의 마음도 그러할까요 오래 내리는 빗방울을 바라보면서 마음을 추스릅니다
빗소리에 맞춰 색색의 장화가 예쁘게 걸어갑니다 아이들의 뒷모습만 봐도 웃음이 난다던 당신, 사랑한다는 말에 토마토처럼 붉어졌던 당신의 얼굴이 떠오릅니다
저 토마토가 다 익을 때쯤이면, 우리 다시 사랑할 수 있겠지요
주영헌 시인은...
∘ 시 낭독에 진심인 시인.
∘ 2009년 계간 시인시각 신인상(시), 2019년 불교문예 신인상(평론)으로 등단
∘ 시집 『당신이 아니면 나는 아무것도 아닌 사람』(걷는사람) 외
∘ 김승일 시인과 함께 <우리동네 이웃사촌 시 낭독회>를 진행하고 있으며, 평일 아침 6시 30분 소셜앱인 <클럽하우스>에서 「시로 시작하는 아침」을 진행하는 등, 시·문학과 관련한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