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다른 몸으로 이사 중인 나
며칠 전 일이 있어 억지로 좀 뛰어야 할 일이 있었습니다. 날랜 몸은 아니었으나, 잠시 뛰는 것에는 무리가 없었는데, 허리 수술 이후에는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빨리 뛴 것도 아니고 조금 빠른 걸음으로 걸은 속도와 비슷했는데, 무리였습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예전에는 종일 앉아 있을 수 있었는데, 이제는 쉽지 않은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불편한 구석이 하나하나씩 더 늘어납니다. 허리가 아파서 몸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니, 무릎도 삐걱거립니다. 허리 수술 전에는 꾸준히 하체 운동하여 근육량이 많았는데, 몇 주 누워있다 보니, 다리근육이 상당히 소실되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근육도 제 통장 잔고처럼 쌓기는 힘들지만, 소진되는 것은 쉬운 일인가 봅니다.
아이러니하지만,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몸에 탈이 나지 않았다면, 알면서도 모르는 채 살았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더 나빠진 후에야 알았겠죠. 회복이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오늘의 저는 회복할 수 있으니 다행인 것입니다.
다만, 서글퍼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몸은 더 안 좋아 지겠죠. 가장 큰 문제는 이전의 건강한 몸으로 되돌아갈 수 없다는 것입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익숙해지는 일’일 뿐입니다. 그 불편함이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제가 사는 아파트가 좀 오래되다 보니 5월 말 엘리베이터 교체 공사에 들어갔습니다. 한 달 정도 걸린다고 합니다. 문제는 제가 사는 아파트가 18층이라는 것에 있습니다. 다행하게도 우리 집은 4층에 불과하기에 걸어 다니는 것에 불편이 없지만, 문제는 저보다 고층에 사시는 분들입니다. 높은 층은 젊은 사람들도 힘든데, 다리가 불편한 노인들은 어떠할까요. 앞서 익숙해져야 한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익숙해짐도 정도가 있는 법입니다.
생각해보면, 근력운동은 단순히 근육을 키우는 일만이 아닙니다. 그것은 일상을 살아가는 힘이고, 삶을 버티게 하는 최소한의 기초 체력입니다. 젊을 때는 그저 ‘운동을 하면 좋다’ 정도로만 여겼지만, 지금은 운동이야말로 나이 든 몸이 삶을 견디게 하는 장치라는 것을 조금씩 더 깨닫습니다. 다리가 힘을 잃으면 걷는 것이 어렵고, 걷지 못하면 세상과의 연결도 점점 끊기게 됩니다. 그러니 근력은 단순히 몸의 문제를 넘어서 삶의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시를 쓰는 일도 이와 비슷한 것 같습니다. 마음의 근력을 기르는 일, 그것이 시를 쓰는 일 아닐까요. 조금씩이라도 매일의 문장을 이어가는 것이 마음의 힘을 잃지 않는 법이라면, 근력운동 역시 몸의 힘을 잃지 않는 길일 것입니다. 결국 몸과 마음의 근력은 서로 다른 것이 아니고, 나의 삶을 떠받치는 한 뿌리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주영헌
새집으로 이사를 하면 며칠은
밤잠을 이루지 못합니다.
익숙해지는 과정입니다.
살다 보면
익숙해져야 하는 일이 많아지나 봅니다.
하기 나름이라고는 하지만,
요즘, 매일 나는
다른 몸으로 이사 중인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