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화 역지사지를 해보라.

오늘의 시, 꿈

by 그래
꿈-홍준표님.jpg 사진 출처 홍준표 님


깊고 어두운 밤

그곳에서 보고야 말았다.

바다에서 강으로 흐르는

물줄기가 생기는 지점

그가 있었다.

태양이 되고 싶어하는 그,

붉게 타오르며

세상을 태울 듯이

푸른 하늘마저 집어삼키고 있었다.

자기 목적을 위해

제 자신까지

태우는 무모한 선택을 하고 있었다.

어떤 이가 그의 꿈을 알고 있을까?

그 따위는 상관 없다는 듯이

그는 더욱더 불타오르고 있었다.

오늘이 지나면 그는 사라지고 없겠지만,

그의 흔적은 물줄기에

그대로 남아 있을 테지.


‘역지사지’라는 말을 아시나요? 서로의 처지를 바꾸어 생각해 보는 걸 말해요. 어떤 글을 쓸 때 정말 글감이 없다면 다른 사람이 되어보는 걸 추천해요.


그림책을 그릴 때는 아이가 되어봐야겠죠. 그래야 아이들 눈에 어떻게 보이는지 알고, 눈높이에 맞춰서 이야기를 엮어갈 수 있겠죠. 소설이라면 주인공이 되어봐야겠죠. 당신이 주인공이 되어서 어떤 생각과 행동이 자연스러운지 생각하며 글을 쓸 수 있을 거예요.

이 말을 하는 이유는 어떤 경우의 어떤 글을 쓰기 위해서는 처지를 바꿔봐야 한다는 거예요. 꿈이라는 시는 자연을 의인화해서 쓴 거랍니다. 붉게 타오르는 노을에 입장에서 쓴 거죠. 노을이 타들어가는 것은 자연의 이치에서 정상적인 거죠. 하지만 돌려 말하면 그만큼 제게 주어진 시간이 짧기 때문에 더욱 뜨겁게 타오른 것은 아닐까요? 제가 이루고자 하는 바램, 꿈을 위해서 말이죠.

생각만으로도 충분히 처지를 바꿀 수 있어요. 이젠 글을 쓸 수 있지 않나요? 자기 생각이 아닌 다른 사람의 시선으로 보면 똑같은 것도 달리 보여요.


역지사지는 글감을 찾는 데만 쓰이지 않아요. 글 쓰는 사람은 독자의 입장도 생각해야 해요. 글을 쓰는 거만 그치지 않고, 이 글을 읽을 사람에 대해서도 생각해야 해요.

그 방법을 알 수 있는 제일 좋은 방법은 내가 그 사람이 되어보는 거죠. 최면을 걸어요. 그 상황에 내가 있다고 생각하면 좀 쉬울까요? 연기자만 캐릭터를 연구하고, 검색하고 관찰하는 게 아니에요. 작가도 그렇게 해야 해요. 그래야 새로운 글을 쓸 수 있고, 다양한 각도의 글을 쓸 수 있는 거랍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틀을 깨시길 바랍니다. 무엇이든 내가 만든 틀에 갇혀버리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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