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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루하 Jun 03. 2024

03화 스친 생각은 메모하라

오늘의 시, "나만의 비밀"


나만의 비밀    

 

이른 아침 나선 길

발길 닿는 곳마다

한 편의 수채화가 그려졌다. 

    

밤새 더 깊어진 붉음은

온 땅까지 물들이고

나를 위한 꽃길이 펼쳐졌다.    

 

아름다움은 내 시선을 붙잡고,

산속의 작은 새 울음소리

내 걸음마다 음악을 만들어 준다.   

  

이른 아침 서두른 산책길

누구에게도 말하고 싶지 않은

비밀이 생겼다.


스친 생각을 메모하라는 말은 무슨 말인지 궁금할 거예요. 이건 글을 쓰시는 분들이라면 공감하는 이야기일 거예요. 다양한 것을 듣고, 보고, 느끼면서 새로운 것을 깨달아요. 그러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좋은 글귀가 떠오를 때가 많죠.    

  

저는 자다가도 좋은 생각이 떠오르면 노트북을 켜고 써요. 한 권의 시를 보면 같은 테마로 전부를 쓴 것 같나요? 아니에요. 시는 날마다 떠오른 것을 써요. 그 속에서 테마와 맞는 것을 찾아서 책을 내는 거죠. 언제나 사랑하는 감정을 느낄 수는 없고, 언제나 가슴 아픈 이별을 할 수는 없는 거잖아요.

    

생각도 마찬가지예요. 언제나 좋은 글이 떠오르진 않아요. 그러니까 떠오르면 그때마다 메모하는 습관을 들이세요. 핸드폰에 저장해도 되고, 종이에 써도 돼요. 어떤 식으로든 작가님이 편한 대로 하세요. 저는 핸드폰 메모장을 이용해요. 말이 되고, 안되고는 나중에 생각해요. 일단 떠오르는 대로 써 둬요.  

   

그건 작가님의 재산이 될 거예요. 나만의 비밀이라는 시와 메모가 무슨 상관인지 설명해 드릴게요. 저 사진은 가을이 무르익은 어느 날 비 온 뒤에 찍은 사진이에요. 너무 예뻤지만, 어떤 것을 쓸지 고민이 되었어요. 그래서 잘 보관해 두고, 한 번씩 찾아서 보기만 했어요. 그러다가 문득 떠오른 글이 바로 나만의 비밀이라는 글이에요.      


길을 가다가 늘 사람들로 북적거리던 길이 아무도 없는 것을 발견했어요. 북적거림이 없으니 보이는 것들이 있더라고요. 그게 새로워서 메모했죠. 아무도 없으니 비로소 보이는 것이 있구나 하고요. 별것 아닌 한 줄이었지만, 이 한 줄이 저 글을 탄생시켰다는 것이 신기하지 않나요? 눈을 감고 생각을 해봐요. 바닥에 수놓아진 아름다운 단풍길이 생겼잖아요. 사람들의 발길도 없고, 뿌연 안개까지 신비롭지 않나요?     


평소에는 사람들이 북적거림으로 보지 못한 것들이 보이게 시작하는 거죠. 내일이면 다시 다른 사람들과 공유할 곳이지만, 오늘은 저 혼자만의 비밀인 거예요. 이 길이 아름답다는 것을 말이죠,    

 

저는 소설을 쓸 때 이 기법을 가장 많이 쓰기는 해요. 꿈속에서 혹인 갑자기 스친 스토리는 한 장면밖에 안 돼요. 그렇지만 그 한 장면을 상세히 적어요. 많이 써봐야 500자에서 1000자이죠. 그걸로 십만 자를 써요. 가능하냐고요? 가능해요. 저의 글감 만드는 법을 보신다면 당신도 가능해요. 먼저 글쓰기를 시작하시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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