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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루하 May 27. 2024

02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라

오늘의 시, "그만 내려놓으렴"



그만 내려놓으렴     


무거운 짐을 짊어졌구나!

추운 겨울에도 네 푸름을 빛내던 모습이

자랑스러웠는데, 오늘 보니 안쓰럽구나!    

 

금방이라도 쏟아져 내릴 것 같은

아스라이 어깨에 걸친 짐은 그만 내려두고

쉬어 가지 않으련.     


추운 겨울에도 너로 인해 따뜻했었다.

하얀 겨울을 네 따뜻함으로 안아 주렴

이 각박한 세상에 네 곧음으로 힘을 내주렴.


고정관념을 가지면 안 돼요. 사진 속에 나무만 보인다고 나무로 볼 필요는 없어요. 보통 의인화라고 하죠. 있는 그대로 보지 말고 다른 시각으로 보세요. 그러면 아무것도 아닌 사진도 새로운 글감이 될 수 있어요.

     

사진을 보면서 설명해 드릴게요. 저는 이 글을 쓰기 전에 전제를 뒀어요. 겨울에는 쉬어야 한다고 말이죠. 그런데 저 나무는 지금 쉬고 있지 않는 것처럼 보였죠. 봄에는 꽃피우고, 여름에는 푸름으로 그늘을 내어주고, 겨울엔 낙엽으로 나름대로 운치를 주며 일을 했던 나무가 겨울이라도 좀 쉬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무거운 눈을 자기 어깨에 걸치고 쉬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어요.      


그것을 글로 쓰기 위해서 저는 나무를 의인화했어요. 보통은 온종일 일한 사람이 저녁에는 잠으로 쉬잖아요. 거기에 비유한 거죠. 그러면서 나무라는 것을 암시적으로 표현한 것은 실제로는 저 나무가 사람의 키를 훌쩍 넘는 아주 큰 나무이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사람들은 나무를 구경하고 있는 게 원래 사진이에요. 그 모습이 나무 입장에서는 애처로워 보였어요.     


사람도 지치면 누가 자기를 쳐다보면 신경질적으로 대하기도 하잖아요. 그냥 보는 것도 이상하게 보이는 것인데, 하물며 나무도 그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마음을 헤아려 주고 싶었어요.     


만약 다른 사람들처럼 나무를 너무 그대로 보았다면 분명 다른 글이 나왔겠죠. 자연의 이치 그대로 본다면 그 역시 다른 글이 나오는 것이죠. 그게 틀린 건 아니에요. 저는 단지 다양한 글을 쓰기 위해서는 다른 시선으로 보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말하는 거예요. 그림책을 보면 하늘을 나는 제가 있을 수도 있고, 판타지 소설의 속 저는 숲 속의 공주도 왕자도 될 수 있어요. 시라고 다를까요? 다르지 않아요. 그러니 고정관념을 부수세요.     

시는 이렇게 써야 해, 소설은 이렇게, 수필은 이렇게 고정관념을 두면 아무것도 쓸 수 없어요. 작가님만의 새로운 글을 쓰세요. 답을 찾으려고 하지 말고, 답을 만들어 가시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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