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 베스트트랜스 옮김 더클래식
이 책은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학생 때나 혹은 성인 된 후에도 접했을 165페이지의 짧은 소설이다. 나 역시 중학생 때 읽었으며, 꽤 오랫동안 내 방 책꽂이의 한 귀퉁이를 찾지 하고 있었던 책으로 성인이 된 후에도 그리고 이 독서평을 준비하며 다시 읽었다.
기억 속의 노인과 바다의 하이라이트는 늙은 어부와 상어 떼의 싸움이었던 것 같다. 다시 읽은 노인과 바다는 초반에 있는 소년과 노인의 우정도 이 책의 묘미 같다. 소년이 생각하는 노인은 가족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다섯 살부터 자신에게 물고기 낚는 법을 알려준 노인이 특별하기도 하겠지만, 그 안에 있는 끈끈한 믿음과 우정이 대화 몇 마디로 알 수 있다. 노인 역시 자신의 제자로 여긴다기보다는 동료애와 소년의 마음을 이해해 주는 모습은 인상 깊었다.
책이란 언제 어느 시기에 읽을 때마다 그 느낌이 다른 것 같다. 어린 나에게는 사람들이 '우와'를 외치는 감탄적인 부분 그리고 하이라이트를 우선으로 기억한다면 나이가 듦과 함께 다시 읽는 책은 그 외의 부수적인 내용들이 오히려 공감과 감성을 건드린다.
물론 책의 대부분은 늙은 어부와 상어 떼의 치열한 싸움과 늙은 어부의 희열과 고단함을 다루고 있다. 이 부분은 누구나 다 알듯이 늙은 어부에 중심에 두고 진솔하게 다루고 있다. 내가 본 번역본은 부연 설명이 없다. 주석을 달아 둔 것이 많은 것이었다. 그만큼 있는 그대로 원본과 비슷하게 번역하려 노력한 게 보인다.
나는 영어는 잘 모르니, 이 번역이 제대로 되었는지 비슷한지 모른다. 그러나 그런데도 노력한 게 보인다는 것은 감정이 섞여 있지 않기 때문이다. 상황묘사나 대화에서도 특별할 게 없다. 그렇기에 오히려 책에 몰입되었고, 그랬기에 하이라이트뿐만 아니라 다른 게 더 눈에 띈다.
육지로 무사히 돌아온 늙은 어부를 보고 눈물을 흘리리는 소년, 그가 잡은 물고기의 길이가 5.5m라며 감탄하는 젊은 어부... 늙은 어부를 걱정하는 마음은 같다. 동시에 경외심은 그가 잡은 물고기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보지 않았어도 알 수 있는 그의 사투 때문이었을까?
만약 읽고 싶은 책을 찾는다면 다시 읽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