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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루하 Oct 13. 2024

봄날

인스타 작가님 총 8분의 릴레이 소설 / 희락지 출간

총 8명의 작가님이 참여한 8화 분량의 짧은 소설이다. 종이책으로 나왔다면 아마 단편소설에 들어갈 것 같다. 이 소설을 리뷰하는 이유는 오랜만에 읽은 여운을 주는 소설이기 때문이다. 


저자(글)

다송 작가님 (@dasong_write)                                             해쪼이 작가님(@do_jjoy)                    

행복장 작가님(@jjangbook)                                                 림자까 작가님(@lim_jakka)                 

주책말이 작가님(@drinking_book)                                     무일공 작가님(@moo_.1pri_ze)      

화랑 작가님(@hwalang.la)                                                    산책자 작가님(sanchaek.999@gmail.com)


목차

1화 운수 좋은 날                                                                    2화 그 남자의 사정

3화 그날의 기억                                                                    4화 맞춰지는 퍼즐

5화 반부반처                                                                        6화 늦은 후회

7화 뜻밖의 노래, 천 년의 실마리                                            8화 내 사랑 나의 품에


반부반처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지 모르겠다. 이 책의 중심에 있는 반부반처는 반은 여자와 반은 남자의 모습을 한 설화 속 인물이다. 판타지스러운 내용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죽음이라는 이별을 앞둔 연인에게 반부반처의 모습이라도 함께 있을 수 있다면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일 수도 있을 것이다. 


분명 8명의 작가가 쓴 글이라고 하지만, 마치 한 사람이 썼다고 할 만큼 조화로움에 놀라는 것도 잠시 사랑이라는 흔하디 흔한 주제를 가지고도 이런 글을 쓸 수 있구나 싶다는 사실에 놀라웠다. 무엇보다 반전적인 매력이 있다는 사실. 너무도 짧은 글이라 알려주기보다는 읽어보길 추천한다. 종이책으로 현재 나와 있는 것은 없고, e-book로 나왔으며, 가격도 저렴하다. 2,500원이니 가벼운 마음으로 한번 펼쳐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나 역시 불같은 사랑을 했다. 첫사랑으로 만난 사람과 지금까지 살고 있다. 만약 나에게 주인공인 훈과 봄처럼 죽음이라는 이별을 기다리고 있다면 어쩌면 나 역시 바랐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평생 다른 사람과 어울리지 못하고 깊은 산속에 둘만 함께 살아야 하고, 둘이나 혼자인 외로움을 견딜 수 있을까? 함께 있지만, 거울이 없으면 바라보지 못하고 한쪽이 아프면 간병해주지도 못할 것이다. 늘 함께 다닌다고 하더라도 가끔은 혼자 있고 싶을 텐데, 허락받지 못한 자유가 있을 것이다. 그 모든 것을 감수하고 이 사람과 한 몸으로 살 수 있을까?


내가 이 사람과 결혼한 이유는 보고 싶을 때 보고 있기 때문이었다. 마주 볼 수 있어서 좋았고, 아플 때 옆에서 간호해 줄 수 있음이 좋다. 화가 나면 잠시 으르렁거리다가 돌아서면 괜찮을까 걱정되는 그런 소소한 헤어짐을 즐기기도 한다. 아플 때 대신 아파주지도 못하면서 그저 한 몸이라 느끼는 것이라면 소용없다. 그렇기에 현실적인 대안은 되지 못할 것 같다. 그런데도 만약 기회가 온다면 붙잡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누구나 사랑이라는 정의는 다르다. 사랑하는 방법도 또한 다르다. 모두 똑같지 않지만, 사랑이라는 공통분모가 있기에 이 책을 읽었을 때 공감은 비슷할 것 같다. 짧은 글에서 주는 공감과 여운을 가져 보길 바란다. 무엇보다 표지가 너무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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