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만옥 지음 북스타
이 책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작가와 공식 북토크 꼬꼬무 선정도저로 알게 되었다. 이 책은 20년 동안 심리 상담을 하셨던 임만옥 작가님의 실제 경험을 토대로 쓴 심리 인문학이다. 그녀와 오랜 기간 봐온 수많은 마음이 아픈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보고 느끼고 깨달은 것을 쓴 책이라서 그런지 읽는 동안 '나도 그랬는데' 하는 공감적인 요소가 많다. 지금은 심리상담을 받는 이유가 다양해졌다. 이에 대해 부끄러워하거나 상담 자체에 대한 막연한 겁을 갖는 사람도 없는 편이지만, 여전히 본인이 아프다는 것을 알면서도 병원 가기를 주저하는 사람이 많다. 병원에 간다는 것은 자신이 아프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각 챕터로 나누어진 것을 내가 필요할 때마다 꺼내서 본다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Chapter 1. 내 안에 살고 있는 또 다른 너
1. 내 마음속에는 괴물이 산다
2. 홀로였던 너를 만나다
3. 아직 어른이 되지 못하는 사람들
4. 여전히 불편한 관계
5. 내 안에는 몇 명이 살고 있는 걸까?
6. 처음 가져 보는 감정이라는 세상
7. 도망치자, 무서웠던 기억으로부터
8. 들어간 문이 닫히는 걸 나는 몰랐다
나는 나에 대해 얼마나 안다고 생각할까? 생각해 본 적이 있을까? 평소 나는 나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했다. 그랬기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덤덤하게 읽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읽으면 읽을수록 '아, 나를 몰랐구나!'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동시에 이 책은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닌 나의 이야기라는 사실이 참 불편하게 했다.
Chapter 2. 아프지 않은 사람은 없다
1. 자꾸만 동굴 속에 갇히는 사람들
2. 감정 근육을 키우는 방법
3. ‘너는 그게 문제야’ 사실일까?
4. 용기 내기가 정말 어려운 이들에게
5. 인생에 정답은 없다! 모범 답안이 있을 뿐
6. 제멋대로 판단하는 오류
7. 아픈 건 그냥 아픈 거다
8. 새로운 버릇이 생긴다는 것의 의미
9. 흔들리지 않은 꽃은 이미 죽은 것이다
이 챕터에 마지막 이야기는 내가 이 책을 펼쳐보게 한 부문이었다. 정말 많은 위로를 받았다. 사람은 누구나 흔들릴 때가 있다. 아무리 잘 살고 있는 사람도 행복해 마지않는 사람도 한 번쯤은 경험했을 것이다. 내가 과연 행복할까? 나는 지금 잘 살고 있나? 나는 괜찮은가? 이 질문에 자괴감에 빠지기도 소위 현타라는 것에 빠져 슬럼프에 빠진 적이 있을 것이다. 답은 아니다가 맞다. 이 답에 도달하기 위해 거치는 시간들은 힘들고, 괴롭다. 그런데 누구나 겪는 거였다. 내가 특별해서가 아닌 그냥 사람이니까 겪는 보통의 감정이라는 사실에 위로받는 시간이었다.
Chapter 3. 불편한 내담자와 그림 속에서 만나다
1. 해결을 떠넘기려는 사람들
2. 버림받는 것에 익숙한 사람들
3. 상실 앞에 서 있는 사람들
4. 질문을 유독 많이 하는 사람들
5. 종결이 어려운 사람들
6. 어른이 되기를 미루는 사람들
7. 걱정을 지고 사는 사람들
8. 내가 아픈 만큼 그도 아팠다는 걸 알았다
9. 가면 속에 자신을 숨기지 마라
몸에 더러운 것이 묻으면 사람들은 그걸 털어내기 위해 온갖 방법을 쓴다. 손을 털어내기도 하고, 다른 것으로 가려보기도 한다. 이것도 저거도 되지 않으면 결국엔 옷을 갈아입어 처음부터 아무것도 묻지 않은 것처럼 행동한다. 그처럼 감정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불편한 진실에 마주하다보면 모른 척 나는 아닌 척, 척을 하며 숨긴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나는 나 자신에게 거짓말쟁이가 되어 있다. 감정에 솔직해진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인 것 같다. 하지 마라고 하면 더 하고 싶은 게 사람이라고 했던가? 이 글을 읽으면서 '나는 아니야'라고 말하는 날 발견했다.
Chapter 4. 지금 우리는 화해하는 중입니다
1. 홀로 숲을 이룰 수 있는 나무는 없다
2. 도망치기만 하다가는 미로 속에 갇힐 뿐
3. 우리는 몸이 보내는 신호를 이미 알고 있다
4. 아픈 과거와의 이별을 자신 있게 걷는 방법
5. 관계가 어렵기만 한 당신에게 해 주고 싶은 말
6. 자신을 사랑하고 당당하게 그림을 그린다면
7. 부정적인 에너지도 표현해야 하는 이유
8. 하루도 쉬운 날이 없었다
여기서 당신에게 질문을 하나 해보길 바란다.
'당신은 지금 누구와 화해하는 중입니까?'
사실 사람에게는 미워하는 감정이 있다. 이건 대상이 내가 될 수 도 있고, 타인 누구나 될 수 있다. 혹은 상황이 될 수도 있고, 장소도 될 수 있다. 나는 '나'라고 대답했다. 나는 나와 타협 중이다. 화해를 하기엔 헤집는 것 자체가 고통이기 때문이다. 아픈 과거와 마주한다는 것은 진짜 큰 용기가 필요하다. 이 책을 읽은 지금도 나는 마주할 용기는 나지 않는다. 모른 척 사는 세월이 길었기에 이젠 익숙해져 버렸다. 그러나 가끔 '욱' 올라오는 슬픈 감정은 마주 하지 못한 과거의 나에게 비롯된 것임을 안다. 나는 과연 언제 화해할 수 있을까?
Chapter 5. 나는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살고 싶다
1. 웅크린 채 버텨야 하는 줄 알았다
2. 아주 특별한 선물이 나라는 것을
3. 인생의 아름다운 변주곡, 사랑
4. 결국 해답은 자신 안에 있다
5. 하나뿐인 나에게 예의를 갖춰라
6. 기왕이면 멋진 꼰대라는 소리가 좋지
7. 만약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8. 저는 영원한 선생님이 되고 싶습니다
작가님은 이 챕터를 쓰기 위해서 고민을 많이 하셨다고 했다. 내가 보기에 이 챕터는 이상주의 같다.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살고 싶다라... 과연 가능할까? 나에게는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몇 번 있었다. 그때마다 늘 행복하지는 않았다. 지금은 내가 하고 싶은 것과 잘하는 것이 절묘하게 어울러졌지만, 이렇게 살기 전에 수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 그 시간을 거쳐오면서 깨달은 것은 포기할 것은 포기하고, 시작한 후엔 끝을 보기 전까지는 끝까지 달려야 한다는 것이다. 이상주의 같은 이 마지막 챕터를 나는 시작하고 있었다. 아니 진행 중이다. 비록 나와 화해는 하지 못했지만, 타협했으니 만족해야 하지 않을까?
이 책에 대해 어떤 식으로 쓸까 고민을 많이 했다. 그래서 오늘 '책을 읽고'가 늦어버렸다. 물론 바쁜 일주일로 인해 오늘이 일요일인 것도 잊었지만, 책을 읽고 기대했던 '나와 마주하기'를 실패하는 바람에 실망도 한 것도 있다. 책을 읽으면서 기대했던 것이 있어서 그런가 보다. 비록 나는 실패했지만, 당신은 꼭 성공하길 바란다.
당신은 누구와 화해하고 싶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