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날의 이야기
과거의 생각을 기억하는 사람이 몇 이나 될까? 그것도 국민학교 전의 기억을 말이다. 약간의 각색을 더해졌다고 하더라도 이건 완전히 그 시간에 살고 있는 사람 같았다. 대화체가 너무 리얼해서 읽는 동안 전혀 각색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다.
책 속에 좋은 구절을 찾는 것은 독자의 몫이라 생략하고 싶다. 누구나 감동받고 와닿는 부분이 다르니까 말이다. 하지만 이 책의 한 구절은 정말 좋아 공유하고 싶다. 유명한 사람에 대한 훈장님이 어린 제자에게 해주는 부분이다.
"사람의 이름은 말이다. 저마다 깨끗한 비원이 담긴 것이고 이름을 부르면서 그 뜻을 일러주는 것이제. 네 이름대로 네 길을 걸어가면 이미 유명한 사람 아니냐. 다른 사람 이름 가리지 말고, 제 이름 더럽히지 말고 자기 이름대로 살면 그게 유명한 사람 아니냐. 알겠느냐. 평아, 이 유명한 놈아!"
이 구절이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이 생각한 유명한 사람이 뭔지 생각해 보라. 내가 생각하는 사람도 이와 비슷하다. 당당하게 제 길을 걸어가다 보면 자연스레 이름은 유명해지는 것이 아닐까? 나는 생각한다.
이 외에도 이 책에는 당신의 마음을 두드리는 구절이 많다. 어린 시절 그의 어머니가 그에게 해주는 이야기, 할머니의 말, 형의 격려 모든 것이 어린 그가 온전한 삶을 살 수 있게 해주는 길잡이가 되어준다. 그의 삶에 어느 누구도 필요하지 않은 사람이 없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말이 필요하다는 책과 이 책은 어쩌면 같은 의미가 아닐까? 박노해 시인을 키운 온 마을의 사람들 하나하나의 이야기가 실린 이 눈물꽃 소년책을 보면 진짜 실감한다.
이 시대를 사는 사람에게도 필요한 길잡이 역할을 하기에 충분한 눈물꽃 소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