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시
사람은 자연스럽게 나이를 먹는다.
그러나 나이로 나뉜 어른과 아이는 뭐가 다를까? 나이로 나뉜 어른인 나는 여전히 어른 흉내를 내고 있는 것만 같다.
그러나 사랑으로 낳은 내 아이에게는 나처럼 어른 흉내만 내길 원하지 않았다. 기뻐하고, 행복하고, 즐겁고 같은 좋은 것도 있고, 화내고 짜증 나고, 싫은 나쁜 것도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다. 참아야 하는 이유와 꼭 화내야 할 이유도 알고, 어른과 아이의 차이도 알려주고 싶었다. 그런 마음과 달리 내가 아는 어른은 참는 것과 일방적인 주입이 다였다.
나는 필사적으로 거리를 두었다. 내 아이라고 내 맘대로 키울 자격은 없다는 생각으로 거리를 두고 바라보았다. 그래서 요즘말로 더 T스러운 엄마가 된 지도 모르겠다. 육아의 개념이 다른 세대 차이가 나는 교육을 하고 싶지 않고, 치마폭에 감싸는 교육은 더 싫었기에 선택한 거였다.
지금은 친구 같은 아이와 나란히 어른이라는 나이로 구분된 같은 길을 걷고 있다. 내 아이가 걸어갈 어른의 길은 과연 어떤 길일까? 궁금하지만, 나는 이제 철저한 방관자가 되어야 한다. 폭삭 속아수다에 나오는 애순이는 되지 못하지만, 나 역시 아직은 내 아이가 낳을 아이보다 내 아이가 더 소중하다.
비록 나보다 더 어른 흉내를 내고 있어서 보는 내내 우습지만, 그 또한 내 아이의 어른 적응기일 거라 생각하니 대견한 거겠지. 아주 다행인 건 우리 아이는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안다는 것이다. 그것만으로 나는 만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