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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함의 차이

하루 시

by 그래


나에게 화가의 그림과 습작, 대표작 공유는 글감창고와도 같다.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세계를 간접 탐험하는 그런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처음 그림에서 글감을 떠올린 건 치키 작가님이 참여한 창원아트페어에서였다. 그때나 지금이나 그림에는 문외한이다. 그러나 그림을 보고 있자니 나도 모르게 상상을 하게 된다. 그림이 움직이듯한 묘한 느낌이 드는 것이다. 어떨 땐 그림 자체를 혹은 화가의 붓이 이동하는 길이 또는 그림 속에 다른 이야기가 있다는 착각 이 모든 것이 나에게는 신세계였다.

하나의 창조된 작품에서 새로운 다른 장르의 창조인 셈이다. 그러나 이러한 것들이 혹 윈작자가 추구하는 것에 누가 되지는 않는지 고민이었다. 혹 그림을 감상하는 분들에게 내 글이 방해가 될까 영감 받은 그림의 태그도 걸지 않았다. 이 글도 마찬가지였다.

다행히 작가님과 아주 짧은 대면이 용기를 주었다. 작가님의 너그러움에 기대를 걸었고, 흔쾌히 끄덕여주신 동의가 감사했다. 내가 작가님의 그림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우연히 본 글작가님의 인스타 방송이었다. 작가님의 사무실이라며 나온 뒷 배경에 원색(?)의 여자 그림이었다. 그냥 호기심이었고, 풍경이 그려진 그림이 섞여 한 사람이 다양한 작품도 그릴 수 있다는 걸 알았다. 그림도 글과 마찬가지라는 사실이 새로웠다. 이 글은 최근 그리신 그림이다.

작가님께서 활동하는 어반스케치 모임으로 그림 풍경화인데, 가까운 구도에 나무는 선명하고 꼼꼼한 거에 비해 뒤에 나무는 여운처럼 그려져 있었다. 작가님의 의도는 모르나 내가 보기엔 좋았다. 그러다 문득 떠올랐다. 나는 이 작가님의 그림을 유독 좋아하는 이유가 내가 평소 보는 장소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자 내가 사는 이곳이 특별하게 느껴졌다. 누군가의 캠퍼스에 그림으로 박제되어 있는 곳에 내가 살고 있으니 말이다.

지금 느끼는 이 특별한 느낌을 기록하고 싶었고, 약간은 동화 같은 느낌으로 남겼다.
글을 마치며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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