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시
첨부된 꽃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봄까치꽃이다. 아주 작지만, 생명력도 강하고 예쁜 들꽃이다. 오늘의 화자는 내가 그때였다면 엄두조차 못 냈을 3,1 만세운동 유관순 열사의 이야기이다. 그녀를 다룬 수많은 영화 중에서 유독 [항거;유관순 이야기]가 가장 와닿는 영화였다.
고아성 배우의 연기는 마치 진짜 그녀를 보는 것처럼 나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오래도록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무엇보다 울퉁불퉁 멀쩡한 곳 없는 몸과 절룩거리는 다리, 마지막으로 만난 오빠와 새언니를 보며 웃어보려고 노력해도 좀처럼 웃는 표정이 지어지지 않는 퉁퉁 부은 얼굴이 선명하다. 일제의 탄압 앞에서도 형무소 동기와 웃었고, 좁은 감옥 안에서 서로의 어깨에 기대어 노래를 부르는 모습은 뭐라 표현할 수 없는 아프고, 슬픈 장면이었다. 그 와중에 미소를 지을 수 있다는 사실이 실로 놀라웠다.
18살 여자로서 참기 힘든 치욕과 고문 앞에서도 굴하지 않았고, 차마 영화에서도 묘사할 수 없는 얼마나 많은 행위가 그녀에게 자행되었을지 배우들의 표정과 시선만으로도 알 수 있었다. 나도 겪은 열여덟이었다. 그랬기에 그녀가 얼마나 대단한지 안다. 동시에 얼마나 엄마가 그리웠을까 생각해 보았다.
요즘 좋아진 AI가 그녀의 웃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두 팔을 벌리고, 고개는 한껏 들떠 있는 18살 수줍은 소녀의 미소와 웃음은 비로소 그녀가 그녀다워 보여 예뻤고, 슬펐다.
5월이라 그런지 모르겠다. 18살 소녀 유관순과 한 부모의 금지옥엽 귀한 딸이었을 유관순이 오늘따라 어느 곳에서 꽃으로 태어나 사랑만 받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글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