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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나의 흔적

인스타를 지운날(2024. 05. 14.)

나의 흔적

by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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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대략 2년


인스타 세상에 처음 빠진 날, 즐거웠다. 나와 비슷한 사람과 만나고, 대화하고, 공유하는 시간이 좋았다. 하지만 그것만 즐기고 말았어야 했다. 더 깊이 들여다보는 어리석음은 하지 말 것을.


사람을 만나 상처받고,

사람을 알아 힘들었다.

사람이 두려워졌고,

사람이 무서워졌다.


이젠 그만하련다. 만약 내가 다시 돌아간다면 그땐 글계정이 아닌, 책 서평이나 낭송 정도 올리지 않을까 싶다.


계정이 지워질 15일 보류기간 동안 필명은 없고 '...'만. 날 알려주는 스티커 대신 소주병 위에 빨간 모자가 대신해 줄 것이다. 이젠 눈도 귀도 닫으려고 한다. 가장 버거운 곳에서 드디어 나를 탈출시켰다.


무려 1시간이나 걸려 게시글을 삭제하는 수고로움이 있었지만, 마음먹었을 때 끝낼 수 있어서 다행이다. 참,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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