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20일 일요일
무테 일러스트는 브러시 세팅부터 시작이었다. 일단 모르는 것은 붙잡고 씨름하지 않는다. 굳이 물어볼 곳이 있는데, 혼자 끙끙될 필요는 없으니까 말이다. 그래서 아는 지식에서 할 수 있는 것을 찾아보았다.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내가 그릴 수 있는 것! 그것부터 찾아야 했다. 일단 무엇을 조회해서 그림을 찾아야 하는지 몰라 예시된 그림 중에 하나를 골랐다. 내가 그릴 것은 아이와 강아지가 그려진 귀여운 그림이었다. 설명이 있어도 듣지 않고 보기만 할 때는 무슨 말인지 전혀 몰랐다. 그래서 오늘 내가 하고자 하는 것은 '비슷하게 표현해 보자.'였다. 선생님이 늘 말하는 대로 보이는 것을 그대로 그려보는 것. 오늘 내가 선행 아니 후행으로 터득할 수 있는 수업 내용이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그림을 보고 비슷하게 표현하려고 그렸다. 전혀 다른 그림이 되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아무것도 하지 않고, 월요일 수업에 갔다면 아마 더 후회할 것 같았다. 일단 할 수 있는 선에서 할 수 있을 만큼 그리고, 이 그림을 과제로 올렸다. 별거 없는 정말 잘 못 그린 그림이지만 온종일 이걸 그리기 위해 패드 위에 펜을 이리저리 굴렸다.
제일 어려운 건 비슷한 색을 찾는 거였다. 이것저것 눌러서 비슷한 색을 찾다 보면 내가 방금 무엇을 그리려고 했는지 잊을 때도 있었다. 수정 위치를 찾다가 그걸 수정하다 보면 다른 게 바뀌어서 수시로 되돌아가기를 눌러와 했다. 어떤 건 완전히 삭제가 되었는데, 되돌리기를 아무리 눌러도 돌아가지 않아 다시 그려야 했다. 무엇을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 아닌 보이는 것을 그대로 옮겨 그리는 것이 오히려 더 어렵다는 걸 깨달았다. 어쩌면 모작이 내게 어울리지 않는 작업인지도 몰랐다. 같은 그림을 보아도 항상 나의 모작은 전혀 다른 그림을 그리고 있으니까 말이다.
글 공부를 할 때도 필사를 해보라고 권유를 많이 받았다. 그러나 난 필사를 해도 느는 것이 없었다. 같은 표현을 비슷하게라도 따라하면 는다. 모두 그렇지 않다는 건 내가 바로 그 예시다. '모든 사람이 그렇다'는 틀린 말이다. '다수가 그렇다'가 맞는 표현인 것이다. 그래서 난 필사를 꼭 권하지 않는다. 그러나 배우는 중에서 권한 것을 해보지도 않고 '난 아니야'라고 말하는 어리석은 행동 또한 안 한다. 일단 권유 받았으니, 해보기는 한다. 그건 그림도 다르지 않다. 배우는 중에는 좋아하는 그림을 모작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끝까지 하기 위한 방법이라는 점에서 동의한다. 결과가 같다와 틀리다는 다른 문제인 것이다.
오늘의 과제는 실수와 무지가 만난 작품이었지만, 최선을 다한 나를 칭찬하며 하루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