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21일 월요일
익숙한 자리, 맨 앞자리에 앉아 내 자리를 찾은 기분에 좋기만 했다. 그런데 늘 꺼져 있어야 하는 컴퓨터가 켜져 있었다. 무슨 일인가 보았더니, 앞전 수업하는 학생이 급한 일이 있었는지 작업한 것을 저장하지 않고 그냥 간 것이었다. 내일 아침이면 찾을 게 분명했다. 가끔 저장된 것이 포토 샹 시작 페이지에 있을 때가 있는데, 그때 보면 한참 작업 중인 그림임을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실력이 참 좋았다. 나는 만일을 위해 시간과 날짜를 정확하게 기입해 바탕화면에 잘 보이게 저장해 두었다. 아침에 찾으면 금방 찾을 수 있게 말이다.
그래도 며칠 해봤다고 익숙하게 오늘 단짝일 될 펜을 찾고, 컴퓨터를 열고는 펜이 잘 되는지 확인했다. 가끔 설정이 바뀐 탓에 힘들 때도 있지만, 그때는 선생님을 부르면 된다. 그러면 바꿔주셔서 이제는 설정이 바뀌어도 두렵지 않은 여유가 생겼다.
그런데 집에서 작업하던 걸 저장해서 클라우드에 올려두지 않았다. 선생님한테 잘못된 부분에 관한 설명을 들어야 하는데, 난감하기만 했다. 다른 학생들은 지난 목요일부터 하던 작업물의 섬세함 추가 작업을 시작했지만, 나는 처음부터 그려야 했다. 가장 빠르고 쉬운 것이 어떤 것일까 고민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한족을 쳐다보며 웃는 그림이었다.
검은색과 빨간색, 흰색 색 조절하기가 어렵지 않겠다 싶었다. 어제 선 경험으로 볼 때 원작과 같은 색을 찾는 것이 가장 어려운 작업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건 역시 틀린 생각이었다. 어떤 그림이든 원작과 같은 색을 찾는 건 불가항력이었다. 나 같은 초보에게는 더욱이 힘든 작업임을 다시 실감했다.
그러고 보면 참 나는 배경색을 안 칠하고 연습하는 것 같다. 기록을 위해 찾은 그림에는 그 어떤 곳에도 배경이 없었다. 선생님은 다시 그리는 나를 보며 "잘 그렸다"며 칭찬했지만, 그림 속에 여인은 웃는 표정이 아닌 우울과 어딘지 화가 난 것처럼 보인다. 그림실력의 차이는 극복할 수 없는 것임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색을 찾은 후에는 명암을 넣었다. 어둡고 밝은 부분을 꾸준히 넣는 거였는데, 다시 보면 비슷해 보이면서도 확실하게 다른 것이 어쩌면 이게 창작의 따른 개념인가 싶은 생각도 든다. 원작을 따라 하고 싶지 않은 본능!! 포장한다면 그렇지만, 그림 실력 차이다.
글이라면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으나 그림이라서 자신이 없다. 왜냐면 최대한 난 똑같이 흉내 내고 싶었으니까 말이다. 그렇다. 중요한 건 결과가 아니다. 내가 모작을 그릴 때 가진 마음, 그게 바로 진심인 것이다. 나는 모작으로서 그대로 그리고 싶었다. 그렇기에 다른 그림이지만, 모작이라고 표현하는 것이다.
두 번째 시간에 방황하는 내 손길을 보며 전에 그린 짱구는 어딨 냐고 물으셨다. 그래서 그건 클라우디에 있다고 하니 거기에 색을 넣어보라고 권하셨다. 문제는 그게 저장이 없다. 아무래도 클라우디에 울리지 않은 듯하다.
오늘은 여기까지. 다시 그리는 이 시간이 좋았다. 또한 이제 집에 가서 추가 작업이 가능해서 좋았다. 하루의 고민은 무엇을 쓸까? 가 아닌 무엇을 그릴까?로 바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