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30일~31일 (수목)
2025년 07월 30일 수요일
방향을 틀면 추가 장면은 필수이다. 때로는 지워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원래 내가 생각한 그림책의 분량은 딱 16장이었다. 그러나 대화만 두고 모두 지운다고 하더라도 추가 장면은 무료 10장이나 추가되었다. 내용을 바꾸지 않는 본래 기획했던 16장은 불가능했다.
원고를 바꾸느냐? 아니면 그냥 27장이 넘는 그림을 그리느냐? 고민에 빠졌다. 일단 추가한다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 왜냐면 내가 그린 내 그림책은 투고보다는 유튜브 제작이 그 목적이 있다. 또한 추가적인 작업으로 전자책이다. 그렇기에 분량은 상관없다는 결론이 나왔기 때문이다. 영상으로 나올 때는 양이 많은 게 오히려 났다. 왜냐면 나는 움직이는 영상은 만들 수 없다. 그러니 장면이 계속 바뀌는 것이 보는 아이에게는 덜 지루할 터다. 이런 지런 합당한 이유를 대고 밤새도록 추가한 장면을 스케치 한 다음 오늘부터 수업 시간 내 장면을 만들어 나갔다.
마지막 텍스트 작업은 집에서 했다. 왜냐면 학원에 있는 글자체는 내가 선택한 것이 없기 때문이었다. 매번 수정하는 것이 더 귀찮고, 시간 소모가 많이 들었다. 그래서 집에서 하자고 결론을 지었다. 그런데 장면이 10장이 넘어간 후에야 비로소 발견한 문제점이 있었다. 바로 페이지가 적히는 위치였다. 장면이 바뀌면 눈에 띌 게 분명했다. 높낮이의 미세한 변화는 장면이 바뀌면 제일 먼저 보인다. 그렇기에 가능한 같은 위치에 그려줘야 하는데, 내 그림책은 모두 달랐다. 페이지가 그려진 레이어는 복사해서 그래도 써야 하는구나! 깨닫는 순간 기존에 그렸던 모든 그림과 스케치가 그려진 포토샵 자료가 무용지물이라는 생각에 또 할 의욕이 사라졌다. 16장이면 모를까 20장이 넘었다. 예상했던 27장이 넘은 것을 보며 시간 제약이 사라진 것보다 더 힘들게 느껴졌다. 레이어를 복사해서 붙여 넣기 하면 되지!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내 그림책은 그림 장면마다 "조몽선생님" 캐릭터가 들어간다.
그 위치로 바꿔야 한다. 조몽선생님은 기본 두 개의 레이어가 들어간다. 페이지와 합치면 3개, 3개의 레어 이를 목복사해서 각 페이지의 추가하고, 또한 수정해야 하는 것이다. 아주 길고 지루할 작업이 될게 뻔했다. 처음 발견했을 때는 페이지 위치만 발견했다. 다 수정했다 생각하는 순간 "조몽선생님" 위치도 바뀌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참 허무한 무지가 주는 추가 작업이 아닐 수 없다. 결국 잠도 자지 않고 그린 스케치는 추가 작업 하나 제대로 하지 못 했고, 뒤늦게 알게 된 문제점만 수정한다고 오늘 하루도 끝내지 못했다. 그나마 오늘이 다행인 이유는 말품선을 어떻게 추가할지 고민하는 거였다. 라인을 둘 것이냐 말 것이냐, 물론 단순한 질문일 수도 있다.
결론을 두고 말하자면 라인은 없이 색만 넣기로 했다. 왜냐면 콘셉트가 순수한 단 색이니까 말이다. 그런데 각 말풍선의 색을 어떻게 할지도 고민이었고, 그 속에 글자는 또 어떤 색일지도 고민해야 했다. 설정을 바꾸면 그만큼 추가적인 요소가 생기는 것이다. 글도 마찬가지다. 그냥 지적하는 그 부분만 수정하면 된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캐릭터가 입은 옷의 색만 바뀌어도 캐릭터의 성격이며 환경, 그리고 주변 인물의 성격도 바뀌는 것이 바로 이 설정이다. 그림도 창작이라는 같은 선상에 있는 만큼 같았다.
수정과 수정으로 인해 생긴 추가적인 고민, 오늘은 겨우 한 페이지가 끝이었다. 아픙로 수정할 페이지는 몇 장이 될지 시작하기가 두려워지는 지점이었다.
2025년 07월 31일 목요일
오늘이 디지털 드로잉 2개월 차 마지막 수업이다. 오늘까지 작업된 분량 총 5장, 겨우 페이지 위치만 맞추고 끝났다. 다른 건 수정하지 못해 일단 기존 만든 것만 결과물로 올렸다. 7월 첫 수업 나의 결과물은 다음과 같다.
결과 작품
1. 첫 번째 그림책 3장 완성 - 수정해야 함.
2. 두 번째 그림책 5장 완성 - 도장 캐릭터 위치 수정해야 함.
3. 디지털 드로잉 시화 5편 완성
4. 기획적인 공저 내지 다수 완성
기획 중인 공저에 들어간 그림을 그렸다. 주 캐릭터는 조몽쌤이고, 그림의 주제는 여러 필자가 쓴 글이다. 그림 연습도 하고, 이왕이면 예쁜 책을 만들고 싶다는 욕심에 시작한 일이기도 했다. 덕분에 그림 실력은 부척 들었다.
글의 분량이 있기 때문에 공백을 최대한 많이 하고, 글 포인트에 맞게 표현하려고 다양한 것을 그려야 했다. 매일 공부하고, 매일 표현한다. 공저는 다양한 경험을 내게 주었다. 물론 재능기부인 셈인데, 문제는 과연 작가님들이 좋아할지 걱정이다.
디지털 드로잉일 배우고 나서와 그 전의 그림 실력은 당사자인 내가 보기엔 없다. 그러나 그림을 배우는 몇몇 그림 작가님들에게는 대견하고, 잘한다는 평은 받았다. 다 바른말이야겠냐만은 듣기는 나쁘지 않았다. 아마도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칭찬 덕분인지 겨우 한 달도 되지 않는 16일이라는 기관동안 꽤 많은 작업물이 나왔다. 이 작업물은 내년이면 책으로 나오고, 올해는 에술인지원금 사용처가 되어 주었다. 모른 지원금보다 더 많이 비용이 나왔지만, 그래도 그만한 가치가 있는 수업이기도 했다.
덕분에 나의 또 다른 취미가 되기도 했으니까 말이다. 오늘이 지나면 한 달간 쉴 거다. 방학에 들어가는 학교에서 학생이 몰릴 학원의 젊은 열기가 두렵기 때문이다. 평소에 조용하게 혼자 놀기가 좋은 내게 북적거리는 학원 내부 공기는 참 적응하기 힘든 곳일 게 뻔했다.
수업을 하루라도 듣는다면 멈추고 싶지 않을 거라 미리 쉴 거라는 통보를 보냈다. 여름 동안 기획 중인 공저에 전념할 예정이다. 공저 기획자가 된 이후 꽤 많이 바빴다. 그 와중에 이 그림은 내게 휴식과 평온과 안식이었다. 묵언 수행하는 수행자처럼 온종일 입을 꾹 다물고 그림을 그렸다. 그만큼 나의 집을 올려주는 취미 생활이 되었다.
동시에 글을 위한 그림으로 그리고 그림을 위한 글을 만들기 위한 수단이 되어주었다. 오늘이 지나고 나의 도전기는 휴식기에 들어간다. 그러나 멈추는 것이 아닌 잔잔하게 흘러가는 물가에 있는 것처럼 여전히 그릴 것이다.
다시 멈출 날이 온다면 그건 그야말로 그냥 쉼이 필요할 때가 될 것이다. 지금은 글만큼 그림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