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하고 밝은 사람들과 있을 때 나의 빛이 얼마나 밝은 지 몰랐다.
우린 서로를 뜨겁게 비추었기 때문이다.
나는 겁도 없이 누군가의 어둠을 밝히려 노력했다.
노력이 헛되지는 않았지만 어둠이 길어지면서 내가 얼마나 유약한 존재인 지 알게 되었다.
몸이 녹아내려 바닥을 보이고 심지의 끝이 까맣게 타들어갈 때까지. 차츰차츰 빛을 잃어가면서도 그것을 숙명이라 여겼다.
그때를 돌아보면 자만심인지도 모를 작은 씨앗을 품었다. 나의 빛과 따뜻함이 누군가의 얼어붙은 마음을 녹이고 사랑을 틔울 수 있다는 설렘이 뾰조록이 자랐다. 새로운 싹이 자라기엔 어둠은 길고 깊었다.
차가운 흙바닥 위에 제 모습을 잃은 초가 딱딱하게 굳어있고 심지는 말라비틀어진 이파리처럼 생기를 잃었다.
다 타버린 초에 불은 붙지 않는다.
이제는 어둠을 밝히는 촛불은 되고 싶지 않다.
달콤한 케이크 위에 친구들과 함께 춤을 추는 촛불이고 싶다. 힘을 잃고 꺼진다 해도 서로 머리를 맞대어 빛을 나눈다. 그 따듯함이 날 녹인대도 기꺼이 녹을 것이다. 생일축하노래를 부르고 눈을 꾹 감고 손을 모아 소원을 빈다. “후~!”하고 불면 빛은 순식간에 사라지지만 추억은 연기처럼 여운을 남긴다.
모든 것에는 끝이 있기에 더 소중하다.
함께 있는 동안에 기쁜 일만 즐거운 일만 가득하고 싶다.
그래야 빛을 잃는다 해도 그 행복으로 마음은 환하게 빛날 수 있으니까.
[아무 말:]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가고 따듯한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럼에도 모든 관계가 순탄하게 흘러가진 않았다. 그럴 때마다 바람 앞에 홀로 서있는 촛불처럼 흔들렸다. 흔들린 이유는 그 사람을 알아가기보다는 관계 자체를 좋게 유지하려는 마음이 컸다.
관계에도 끝이 있다는 것을 알지만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이제는 관계의 끝이 있음을 안다. 다시 원래 모습을 찾기까지 시간이 걸렸다. 여전히 나는 밝고 따듯하다.
그러니 기억하자.
나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 앞에서 내가 얼마나 빛을 잃어가는지. 나를 사랑하는 사람 곁에서 내가 얼마나 빛이 나는지.
그리고 그 빛으로 세상을 환하게 비출 수 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