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헛소동Much Ado About Nothing> 2017년
영화 <헛소동>(Much Ado About Nothing)은 미국에서 제작된 케네스 브래너 감독의 1993년 코미디, 멜로/로맨스 영화이다.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동명의 희곡을 바탕으로 제작되었다. 케네스 브래너 등이 주연으로 출연하였고 스티븐 에반스 등이 제작에 참여하였다.
영화 <페이크 러브>는 헛소동을 현대적으로 각색한 로맨틱 코미디이다. 이 영화는 비와 벤이라는 두 주인공이 오해와 위장 연애를 통해 진정한 사랑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시드니 스위니와 글렌 파웰이 연기하였다.
영화 <헛소동>(2012년), 영화 <헛소동>(2016년), 영화 <헛소동>(1984년)
주요 인물은 클라우디오와 헤로, 베네디크와 베아트리스이다. 클라우디오와 헤로는 사랑에 빠진 젊은 커플로, 결혼을 앞두고 행복하게 살고 있었지만 악한 돈 존의 음모로 오해를 하게 되고, 베네디크와 베아트리스는 각자 결혼에 반대하는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었지만, 주변의 계략에 의해 프러포즈를 하고 두 커플 모두 결혼하게 되며, 작품은 행복하게 끝마친다.
돈 페드로 레오나토님, 걱정거리를 맞이하러 나오셨나요? 이 세상의 유행은 손실을 피하는 것인데 당신은 그걸 떠안는군요.
레오나토 전하의 모습을 한 걱정거리는 결코 제 집에 찾아온 적이 없답니다. 걱정거리가 없어지면 위안이 남아야 하는데, 당신께서 저를 떠나시면 슬픔은 머물고 행복은 작별을 고할 테니까요.
돈 페드로 부담을 기꺼이 껴안는군요. 이쪽은 딸인가 봅니다.
레오나토 걔 어미가 그렇다고 여러 번 말해 줬답니다.
베네디크 물어봤다니, 어르신, 의심이라도 하셨나요?
레오나토 아니네, 베네디크 군, 그때 자넨 애였으니까.
돈 페드로 제대로 당했어, 베네디크. 우린 이걸로 자네가 어떤 사람인지 추측할 수 있겠네, 남자로서 말이야. 정말로, 이 아가씨는 그 아버지를 연상시켜. 영예로운 아버지를 닮았으니 복 많이 받아라, 아가씨.
(돈 페드로와 레오나토는 옆으로 걸어간다.)
베네디크 그녀는 레오나토 어르신이 자기 아버지이긴 해도 그의 머리를 자기 어깨 위에 올려놓지는 않을걸요, 메시나를 다 준대도, 아무리 그와 닮았대도.
베아트리스 당신이 얘기를 계속할지 궁금하네요, 베네디크 씨,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데요.
베네디크 아니, 친애하는 경멸 아가씨! 아직 살아 있나요?
베아트리스 경멸이 죽는 게 가능해요, 베네디크 씨처럼 딱 맞는 음식을 먹고 살 수 있는데? 예절의 화신이라도 당신이 면전에 나타나면 자신을 경멸로 바꿔야 할 거예요.
베네디크 그럼 예절은 변절자로군요. 하지만 내가 모든 아가씨들의 사랑을 받는 건 분명해요, 당신만 빼놓고. 그리고 난 내 마음속에 무정한 마음은 없다는 걸 알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난 정말 아무도 사랑하지 않으니까.
베아트리스 여자들에겐 큰 행운이네요. —안 그랬으면 악질 구혼자 때문에 골치 아팠을 테니까. 그 점에서 난 신과 또 나의 차가운 혈기에 고맙게도 당신과 같은 심정이랍니다. 난 어떤 남자의 사랑 맹세보다는 차라리 개가 까마귀 보고 짓는 소리 듣겠어요.
베네디크 신은 아가씨가 그 마음 늘 지키도록 해서 이런저런 신사가 얼굴 긁히는 숙명을 피하게 하소서.
베아트리스 만약 그 얼굴이 당신 것과 같다면 긁혀 봤자 더 나 빠질 것도 없겠죠.
베네디크 글쎄, 당신은 참 희귀한 앵무새 교사로군요. (P12-13)
클라우디오 아니, 부탁인데, 진지한 판단을 얘기해 주게.
베네디크 허, 참말로 그녀는 높이 칭찬하기엔 너무 낮고, 희다고 칭찬하기엔 너무 갈색이고, 크게 칭찬하기엔 너무 작은 것 같아. 오직 이 추천만은 해 줄 수 있네. 즉 그녀가 지금과 딴판이라면 못생겼을 텐데, 지금과 딴판은 영 아니라서 난 그녀를 안 좋아해.
클라우디오 내가 장난하는 줄 아나 보군. 부탁인데, 자네가 그녀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진짜로 말해주게.
베네디크 그녀에 대해 알아보다니, 사려고 그래?
클라우디오 이 세상을 다 주면 그런 보석을 살 수 있나?
베네디크 그럼, 그걸 넣을 상자까지도, 근데 진지한 표정으로 하는 말이야? 아니면 불손한 녀석 행세를 하면서 눈 가린 큐피드는 토끼를 잘 찾아내고, 대장장이 불카누스는 보기 드문 목수라고 우리에게 말해 주는 거야? 자, 자네 노래를 따라 하려면 무슨 음조를 택해야지?
클라우디오 내 눈에 그녀는 여태껏 바라본 여자들 가운데 가장 상냥한 아가씨야.
베네디크 난 아직 안경 없이 볼 수 있는데도 그런 건 안 보여. 그녀에겐 사촌 언니가 있는데, 만약 그녀가 원귀에 쐰 게 아니라면 미모에 있어서는 그녀보다 더 나아, 오월 첫째 날이 십이월 마지막 날보다 더 나은 만큼 말이야. 근데 난 자네가 남편이 될 의향을 품은 건 아니길 바라는데, 품었어? (P15)
베네디크 들었어, 클라우디오 백작? 난 벙어리처럼 비밀을 지킬 수 있고, 자네도 날 그렇게 생각하길 바라. 하지만 제 충성에 걸고 —주목하십시오, 제 충성에 걸고— 그는 사랑에 빠졌답니다. 누구와? 자, 그 질문은 전하의 몫입니다. 그의 대답이 얼마나 짧은지 주목하십시오. 그건 헤로, 레오나토의 키 작은 딸이니까.
클라우디오 그게 그렇다면 그렇다고 밝혀졌군.
베네디크 옛 이야기처럼 말이죠, 전하. ‘그런 것도 아니고, 안 그런 것도 아니었다.’ 근데 실은 절대 그래선 안 돼!
클라우디오 내 감정이 짧은 시간에 변하지 않는다면 절대 안 그래선 안 돼.
돈 페드로 자네가 그녀를 사랑한다면 아멘이네, 그 아가씨는 그럴 가치가 아주 크니까.
클라우디오 저를 떠보려고 그리 말씀하십니다, 전하.
돈 페드로 진실로, 난 내 생각을 말하네.
클라우디오 참말로, 전하, 저도 제 것을 말했습니다.
베네디크 저의 두 참말과 두 진실로, 전하, 저도 제 생각을 말했습니다.
클라우디오 그녀를 사랑한다는 걸 전 느껴요.
돈 페드로 그녀가 그럴 가치 있다는 걸 난 알아.
베네디크 그녀가 얼마나 사랑받아야 할지 느끼지도 못하고 얼마나 가치 있는지 알지도 못하는 제 의견은 불에 타도 빠져나가지 않을 테니, 전 그걸 가진 채 화형당하겠습니다.
돈 페드로 자넨 늘 미를 경멸하는 완강한 이단자였어.
클라우디오 그리고 그런 옹고집이 아니었더라면 결코 자신의 역할을 유지할 수 없었지요.
베네디크 여자가 저를 임신한 것, 고맙죠. 저를 키워 준 것도 마찬가지로 대단히 겸허하게 고맙죠. 하지만 제 이마에 뿔이 돋지 않거나 제 물건을 못 믿을 곳에 맡기지 않더라도 여자들은 다 저를 용서해야 할 겁니다. 전 그들 중 누구를 의심하는 잘못은 범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아무도 안 믿는 옳은 일을 하렵니다. 그래서 결론은 —그 때문에 제 차림은 더욱 화려해질 텐데— 전 총각으로 살 겁니다.
돈 페드로 난 죽기 전에 자네가 사랑으로 창백해지는 꼴을 볼 것이네. (P16-17)
돈 존 난 그의 총애를 받는 장미가 되느니 차라리 산울타리 속의 찔레가 되고 싶고, 누구의 사랑을 훔치기 위해 언행을 꾸미기보다는 모두의 경멸을 받는 편이 내 체질에 더 잘 맞아. 이런 점에서 난 아첨하는 정직한 사람이라고 말할 순 없지만 솔직한 악당이란 사실을 부인해서도 안 돼. 난 재갈을 물린 채 신뢰받고 족쇄를 찬 채 해방됐어. 그러므로 난 새장 안에 갇혀서는 노래하지 않기로 작심했어. 입을 쓸 수 있으면 물어 버릴 테고, 자유를 얻으면 하고 싶은 대로 할 거야. 그동안엔 날 이대로 내버려 두고 바꾸려 하지 마.
콘래드 당신의 불만을 이용할 수는 없나요?
돈 존 난 그걸 모조리 이용해, 오지 그것만 이용하니까. 여기로 오는 게 누구야?
(보라키오 등장.) 무슨 소식이라도, 보라키오? (P23)
베네디크 오, 그녀는 저를 목석도 못 견딜 만큼 학대했어요! 푸른 잎이 하나만 달려 있는 참나무라도 그녀에게 대꾸했을 겁니다. 바로 제 가면조차 생명을 얻어 그녀를 꾸짖기 시작했어요. 그녀는 저를 본인인 줄 모르고, 군주님의 광대라고, 극심한 해동기보다 더 따분하다면서 농담을 어찌나 잽싸게 연거푸 던지는 지 전 군대 전체의 화살이 저를 향해 날아오는 표적지 확인자처럼 서 있었어요. 그녀 말은 마디마디 비수처럼 찔러요. 그녀의 숨결이 그녀의 형용구처럼 무시무시하다면 그녀 가까이엔 못 살아요, 북극성까지도 오염시킬 겁니다. 전 그녀가 아담이 탈선하기 전에 넘겨받은 모든 걸 가졌대도 결혼하지 않겠어요. 그녀는 헤르쿨레스에게 꼬치를 돌리게 하고, 예, 자기 곤봉을 쪼개 불을 피우게도 했을 겁니다. 자, 그녀 얘긴 마십시오, 당신은 그녀가 잘 치장한 저승의 여신 아테란 걸 아실 테니까. 맹세코 전 어떤 학자가 그녀에게 마법을 걸었으면 좋겠어요. 왜냐하면 그녀가 지상에 있는 한 인간은 지옥에서도 성역에서처럼 조용히 살 수 있는 게 확실하고, 그래서 사람들은 거기로 가려고 일부러 죄를 지을 테니까요. —진짜로 모든 불안, 공포와 소란이 그녀를 따른답니다. (클라우디오와 베아트리스 등장.) (P34)
돈 페드로 이보게, 자넨 그 기간이 매우 길다고 고개를 젓고 있지만 장담컨대 클라우디오, 그 시간이 지루하게 흘러가진 않을 것이네. 난 그동안 헤르쿨레스의 위업 중 하나를 시도할 텐데, 그건 베네디크 군과 베아트리스 아가씨가 서로에게 산더미 같은 정을 쌓게 만드는 일이야. 난 이 둘을 기꺼이 맺어 주려 하고, 세 사람이 내 지시대로 조력만 해 준다면 성사될 것이라고 의심치 않는다네.
레오나토 전하, 전 열흘 밤을 못 잔다 하더라도 찬성입니다.
클라우디오 저도요, 전하.
돈 페드로 상냥한 헤로, 너도?
헤로 온당한 일이라면, 전하, 언니가 좋은 남편을 얻는 걸 돕기 위해 뭐든 하겠어요.
돈 페드로 베네디크는 내가 알기로 가장 희망 없는 남편은 아니야. 이렇게 그를 칭찬할 수 있지. 그는 고귀한 출신인 데다 입증된 용맹성과 확인된 정직성을 지녔어. 난 너에게 언니를 어떻게 달래서 베네디크와 사랑에 빠지게 만들지 가르쳐 주겠다. (클라우디오와 레오나토에게) 그리고 두 사람의 도움으로 베네디크에게 계략을 써서 그의 재빠른 기지와 까다로운 입맛에도 불구하고 베아트리스와 사랑에 빠지도록 만들 것이오. 우리가 이걸 해낼 수 있다면 큐피드는 더 이상 궁수가 아니고, 그의 영광은 우리 것이네. 우리가 유일한 사랑의 신이니까. 같이 들어가면 내 의향을 말해 주겠네. (함께 퇴장) (P38-39)
돈 페드로 그리하게. 잘 가. (발사자 퇴장)
이리 와요, 레오나토. 오늘 내게 했던 말이 뭐였지요? 베아트리스 질녀가 베네디크 군을 사랑하고 있었단 말입니까?
클라우디오 (방백) 오, 예, 살금살금 다가가요, 새는 앉아 있어요. (목소리를 높인다.) 전 그 아가씨가 누굴 사랑할거라고는 전혀 생각 못했는데.
돈 페드로 그럼, 나도 그랬지. 하지만 가장 놀라운 건 그녀가 겉으로는 완전히 혐오하는 것 같은 행동을 늘 보였던 베네디트 군에게 그토록 혹했다는 사실이야.
베네디크 그게 가능해? 바람이 그쪽으로 분단 말이야?
레오나토 정말이지, 전하, 전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녀가 그를 열광적으로 사랑한다는 사실, 그건 생각의 무한성을 넘어섰답니다.
돈 페드로 혹시 그녀가 그런 척하는지도 모르오.
클라우디오 참말로, 아마도.
레오나토 맙소사! 척해요? 그녀가 드러내는 실제 연정과 그렇게나 비슷한 가짜 연정은 결코 없었답니다.
돈 페드로 아니, 그녀가 연정을 어떻게 표시하는데요?
클라우디오 (방백) 미끼를 잘 꿰세요, 고기가 물 겁니다!
레오나토 어떻게 표시하느냐고요, 전하? 그녀는 앉아서 — 자넨 내 딸에게서 그 모습을 전해 들었어.
클라우디오 진짜로 전해 줬어요. (P45)
클라우디오 그러고는 무릎 꿇고, 울고, 흐느끼고, 가슴 치고, 머리칼 뜯고, 기도하고 저주하죠, ‘오, 귀여운 베네디크! 신은 제게 인내심을 주소서!’라고.
레오나토 정말 그런답니다, 딸애의 말로는. 그리고 그 광란이 너무 심해 딸애는 때로 그녀가 자기 자신에게 절망적인 폭행을 가하지나 않을까 걱정한답니다. 이건 진짜랍니다.
돈 페드로 그녀가 그걸 못 밝히겠다면 다른 누가 베네디크에게 알려 주는 게 좋겠군.
클라우디오 무슨 목적으로요? 그는 그걸 그저 오락거리로 삼아 그 아가씨를 더욱 심하게 고문할 텐데요.
돈 페드로 만약에 그런다면 그의 목을 매다는 게 적선일 거야. 그녀는 빼어나게 귀여운 아가씨고, 또 전혀 의심할 여지없이 고결해.
클라우디오 게다가 대단히 현명해요.
돈 페드로 베네디크를 사랑하는 일 말고는 매사에 그렇지.
레오나토 오, 하느님, 지혜와 혈기가 그토록 여린 몸 안에서 싸우면 십중팔구 혈기가 승리한답니다. 전 그녀가 가엾어요, 삼촌이자 보호자로서 정당한 이유가 있으니까 말입니다.
돈 페드로 난 그녀가 이 맹목적인 사랑을 내게 줬으면 좋겠소. 나라면 다른 모든 고려 사항을 제쳐 놓고 그녀를 내 반려자로 삼았을 거요. 당신이 베네디크에게 그렇게 말하고 반응을 들어봐 주시오.
레오나토 그게 좋을 것 같습니까? (P47)
우술라 하지만 베네디크가 베아트리스를 완전 사랑하는 건 확실해요?
헤로 군주님도, 약혼한 서방님도 동감하셔.
우술라 그분들이 그것을 전해 달라 하셨어요?
헤로 그걸 알려 주라고 정말 간청하셨어. 근데 난 그들이 베네디크를 사랑한다면 그가 자기 애정과 씨름하길 바라고 베아트리스는 꼭 모르게 하라고 설득했어.
우술라 왜 그러셨어요? 그 신사도 베아트리스가 언젠가 눕게 될 침대만큼이나 완벽한 행운의 신방을 차지할 자격 있지 않나요?
헤로 오, 사랑의 신이여! 나도 그가 남자에게 허락되는 만큼은 받을 자격 있다고 봐. 하지만 자연은 베아트리스의 마음보다 더 오만한 성품으로 여자를 빚은 적 없었어. 그녀 눈은 쳐다보는 사물을 오해하며 모욕과 경멸로 반짝이고, 자신의 재치를 너무 높이 평가하여 남들이 하는 말은 모조리 약해 보여. 그녀는 사랑 못해, 애정의 형체나 윤곽도 못 그려 봐, 자기애가 아주 심해.
우술라 제 생각도 꼭 그래요. 그래서 그녀가 그의 사랑 아는 건 분명히 안 좋아요, 그걸 놀릴 테니까. (P53)
헤로 그 사람은 이태리의 유일한 남자야. -- 내 사랑 클라우디오는 언제나 빼놓고,
우술라 부탁인데, 제 확신을 말했다고 저에게 화내진 마세요, 아가씨. 베네디크 씨는 생김새로, 거동으로, 논쟁과 용맹으로 이태리를 통틀어 최고라고 하더군요.
헤로 사실이야, 빼어난 명성을 가졌어.
우술라 본인이 빼어나서 그것을 갖기 전에 얻었죠. 언제쯤 결혼하실 거예요, 아가씨?
헤로 그야, 매일 해, 내일 해! 자, 들어가자, 너에게 옷을 좀 보여주고, 내일 내가 뭘 입는 게 최상일지 조언을 구하려 해.
우술라 (헤로에게) 걸렸어요, 장담해요! 잡았어요, 아가씨.
헤로 (우술라에게) 그렇다면 사랑은 우연이고, 큐피드는 누구는 화살로, 누구는 함정으로 사로잡아. (베아트리스만 빼고 모두 퇴장) (P55)
마가레트 그 베네디쿠스라는 엉겅퀴 농축액을 좀 구해서 가슴에 발라 봐요, 현기증엔 최고랍니다.
헤로 넌 그 엉겅퀴 가시로 언니를 찌르는구나.
베아트리스 베네디쿠스? 왜 베네디쿠스야? 이 베네디쿠스에 무슨 속뜻을 심어 놨구나.
마가레트 속뜻이요? 아뇨, 정말로, 거기에 속뜻은 없고 그냥 성스러운 엉겅퀴란 뜻이었어요. 혹시 제가 당신이 사랑에 빠졌다고 생각한다 생각해요? 아뇨, 맹세코, 전 제 맘대로 생각하는 바보도 아니고 생각할 수 있는 건 생각하고 싶지도 않으며, 당신이 사랑에 빠졌거나 빠질 거라거나 빠질 수 있다는 건 제 생각이 다 없어질 정도로 생각한다 해도 정녕코 생각할 수 없답니다. 근데 베네디크도 그런 사람 중 하나였지만 이젠 정상으로 돌아왔어요. 그는 절대 결혼 않겠노라고 맹세했었지만 이젠 그런 결심에도 불구하고 불평 없이 식사한답니다. 그리고 전 당신이 어떻게 개심할지는 모르지만, 당신 눈도 다른 여자들처럼 보는 것 같네요.
베아트리스 넌 무슨 걸음걸이로 네 혀를 이렇게 놀리니?
마가레트 천방지축은 아니랍니다. (P70)
레오나토 자, 프란시스 수사, 간략히 하게. 결혼의 형식만 간단히 지키고 둘의 임무는 나중에 되짚어 주게.
수사 백작님, 당신은 이 아가씨와 결혼하려고. 이리로 왔습니까?
클라우디오 아뇨.
레오나토 그녀와 결혼으로 맺어지려고 왔네, 수사. 그러니 그녀를 결혼시키시게.
수사 아가씨, 당신은 이 백작과 결혼하려고 이리로 왔습니까?
헤로 예.
수사 둘 가운데 누구라도 둘이 혼인하지 말아야 할 그 어떤 내밀한 장애물을 알고 있다면 둘의 영혼을 걸고 명하니 밝히시오.
클라우디오 헤로, 당신은 아는 게 있소?
헤로 없어요.
수사 백작은 아는 게 있습니까?
레오나토 내가 감히 그의 답을 하겠네. 없네.
클라우디오 오, 사람들은 뭣이든 감히 한다니까! 할 수 있다니까! 뭘 하는지 모르면서 매일 한다니까! (P74)
베아트리스 왕족들과 백작 나부랭이들! 분명 왕족다운 증언, 훌륭한 말씀이야! 달달한 백작, 달콤한 용사가 분명해. 오, 내가 그와 대적할 남자였으면! 아니면 나를 위한 남자가 돼 줄 친구라도 있었으면! 하지만 남성성은 예절로, 용기는 칭찬으로 녹아 들어갔고, 그래서 남자들은 혀만, 그것도 매끈한 것만 남았어. 그는 이제 거짓말만 하고 그걸 맹세하는 헤르쿨레스 만큼이나 용감해. 난 소원만으로는 남자가 될 수 없으니 슬퍼하는 여자로 죽을래요.
베네디크 멈춰요, 베아트리스, 이 손에 맹세코 난 그대를 사랑하오.
베아트리스 그걸 걸고 맹세하지 말고 내 사랑을 위해 그걸 좀 다른 방식으로 써 봐요.
베네디크 당신은 영혼 깊이 클라우디오 백작이 헤로를 박해했다고 생각하오?
베아트리스 예, 내게 생각이나 영혼이 있는 것만큼 분명히.
베네디크 됐어요, 약속합니다. 그에게 도전하겠소, 당신 손에 키스하고 떠날 거요. 이 손에 맹세코, 클라우디오는 비싼 대가를 치를 겁니다. 내 얘기 들으면 내 생각도 해 줘요. 가서 동생을 위로해요. 난 그녀가 죽었다고 말해야 하니까, 잘 있어요. (다른 문으로 각자 퇴장) (P86)
베네디크 ‘사랑을 견디다!’ 훌륭한 표현이오. 난 정말 사랑을 견뎌요, 내 의지에 반하여 그대를 사랑하니까.
베아트리스 당신 마음을 무시하고 그러겠죠. 아아, 불쌍한 마음! 당신이 나 때문에 그걸 무시하면 나도 당신을 위해 그걸 무시할게요. 난 내 친구가 미워하는건 절대 사랑하지 않을 테니까.
베네디크 그대와 난 너무 현명해서 평화로이 구애 못 해요.
베아트리스 그 고백으로는 안 그런 것 같네요. 현명한 사람치고 자신을 칭찬할 이는 스물에 하나도 없으니까.
베네디크 그건 착한 이웃들이 살던 때나 듣던 낡고 낡은 격언이오, 베아트리스. 이 시대엔 죽기 전에 자기 무덤을 건립하지 않는 사람은 조종이 울린 뒤에 과부가 우는 시간보다 더 오래 기억되진 못한답니다.
베아트리스 그게 얼마나 오래갈 것 같나요?
베네디크 질문이라. 그야, 종소리 한 시간에 눈물 이십오 분이죠. 그러니 현자들은 자기 미덕의 나팔수가 되는 것이 내가 지금 그러듯이, 가장 적절한 일이오. 만약 구더기님 —그의 양심이— 그 반대 이유를 찾아내지 못한다면 말이오. 나, 칭찬받을 만하다고 내가 직접 증언할 나 자신에 대한 칭찬은 이쯤 하죠. 이제 말해 봐요, 동생은 어때요? (P106)
베네디크 잠깐만, 수사님. (안토니오에게) 누가 베아트리스죠?
베아트리스 (가면을 벗는다.) 그 이름 내 건데요, 어쩔 작정이세요?
베네디크 나를 사랑 않나요?
베아트리스 아, 예, 미치게는 안 해요.
베네디크 그러면 삼촌과 군주님과 클라우디오는 속았군요. --당신이 사랑한다, 맹세했소.
베아트리스 나를 사랑 않나요?
베네디크 참, 예, 미치게는 안 해요.
베아트리스 그러면 동생과 마가레트, 우술라는 대단히 속았네요. 당신 사랑, 정말 맹세했으니까.
베네디크 당신이 나 땜에 거의 병났다고 맹세했소.
베아트리스 당신이 나 땜에 죽을 지경이라고 맹세했죠.
베네디크 그런 건 아니오. 그럼 날 사랑하지 않나요?
베아트리스 예, 참말로, 친구로서 보답한 것 말고는.
레오나토 질녀야, 난 네가 이 신사를 사랑한다, 확신해.
클라우디오 저도 그가 그녀를 사랑한다, 맹세할 겁니다. 여기 그가 자필로 베아트리스를 위하여 순수한 창작물, 삐걱대는 소네트를 이 종이에 섰으니까.
헤로 여기에도 있어요, 언니 호주머니에서 훔쳐 낸, 자필로 쓴, 베네디크님에 대한 애정 담은 것으로.
베네디크 기적이군! 여기 우리 자신의 손이 우리의 마음과 어긋났잖아. 자, 난 당신을 가지겠소. 하지만 저 빛에 맹세코, 동정심 때문이오.
베아트리스 거절은 안 할래요, 하지만 이 좋은 날에 맹세코, 크게 설득당해서 굴복해요 — 또한 당신 생명을 구하려는 뜻도 좀 있고요, 당신이 소진되고 있다고 들어서.
레오나토 쉿! (베아트리스에게) 내가 네 입을 막아 주마. (그녀를 베네디크 손에 넘긴다.)
돈 페드로 기혼자 베네디크, 기분이 어떤가?
베네디크 실은 이렇습니다, 군주님. 재담꾼이 떼 지어 저를 놀려도 전 기분 상하지 않을 겁니다. 제가 풍자나 경구에 신경 쓴다고 생각하십니까. 아뇨, 재담에 상처받을 사람이라면 멋진 옷은 하나도 걸치지 말아야죠. 짧게 말하면, 전 정말 결혼을 할 작정이니까 이 세상이 그것에 반대할 수 있는 말은 그 목적이 무엇이든 전혀 생각하지 않을 겁니다. 그러므로 제가 그것에 반대했던 말을 가지고 절대 저를 놀리지 마십시오, 인간은 변덕스러운 존재니까, 이게 제 결론입니다. 클라우디오 자네로 말하면, 난 자넬 정말 패 주려고 생각했지만 내 친척이 될 것 같으니까, 상처 없이 살고 처제를 사랑하게.
클라우디오 난 자네가 베아트리스를 거절하기를 열심히 바랐어, 자네를 두들겨 패서 독신 생활 못 하게 한 다음 양다리 걸치게 만들려고. — 만약에 형수가 자네를 극도로 주의깊게 살피지 않으면 틀림없이 그렇게 될테지만 말이야.
베네디크 이봐, 이봐, 우린 친구야. 자, 우리 결혼하기 전에 우리 마음과 아내들의 뒤꿈치를 가볍게 만드는 춤을 추자.
레오나토 춤은 나중에 출 것이네.
베네디크 먼저 하죠, 맹세코! 그러니 음악을 연주하라! 군주님, 우울하시군요. — 아내를 얻어요, 아내를 얻어요! 뿔 씌운 지팡이보다 더 존경스러운 건 없답니다. (사자 등장.)
사자 각하, 도주 중이었던 당신 동생 존이 잡혀 군인들과 더불어 메시나로 돌아왔답니다.
베네디크 내일까지 그이 생각은 마십시오. 제가 멋진 벌을 마련해 보겠습니다. 피리를 불어라! (춤. 함께 퇴장) (P112-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