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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가 재즈를 만나다

[10장 내면의 소리]

by 노용헌

載營魄抱一, 能無離乎, (재영백포일 능무이호)

專氣致柔, 能孀兒乎, (전기치유 능상아호)

滌除玄覽, 能無疵乎, (척제현람 능무자호)

愛民治國, 能無知乎, (애민치국 능무지호)

天門開闔, 能爲雌乎, (천문개합 능위자호)

明白四達, 能無知乎, (명백사달 능무지호)

生之, 畜之, 生而不有, 爲而不恃, 長而不宰, 是謂玄德. (생지 축지 생이불유 위이불시 장이부재 시위현덕)

현람(玄覽)은 내면의 거울, 형이상학(形而上學)적 탐구를 말한다. 척제현람(滌除玄覽)은 마음을 깨끗하게 닦아 투명한 거울처럼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마음에 인위적인 얼룩을 남기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의식의 활동은 물아일체의 상태를 벗어나서 사물을 분별하는 것이지만, 그것의 ‘참된 모습(眞)’은 소박한 것으로서 사물과 분별되지 않는 ‘물아일체의 상태(一)’이다.


서양철학은 칸트(Immanuel Kant)에 의해 집대성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칸트는 우리가 경험하는 세계를 ‘현상’으로 보았고, 그 이면의 실제 세계인 ‘물자체’에 대한 근거들을 선험적 인식론에 근거하여 설명하였다. 그가 말한 것 중에서 정언명령(Categorical Imperative)은 그의 철학에서 중심적인 개념으로, 도덕적 행동의 기준을 제시한다. 칸트는 <순수이성비판>을 통해 인간의 이성, 오성, 감성을 구분하였다. 그의 도덕적 윤리관은 동양의 공자 사상과 닮아있지 않을까싶다. 노자는 칸트가 말하는 윤리관과는 조금 다른 점들을 이야기하지만, 참된 모습(물자체)을 찾고자 하는 탐구는 같다. 노자가 내면의 거울을 통해서 말하고자 했던 것은 양심이 아닐지 생각해본다. 인간의 정신을 마인드(mind)로 본다면, 영혼인 소울(soul)의 소리는 결국 내면의 소리가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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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 화이트(Minor Martin White)의 사진들은 형이상학적이며 신비주의적인 사진들을 추구했던 사진가이다. 그는 20세기 대표적인 신비학자인 구제프(Gurdjieff)의 추종자였고, 사물들(특히 그의 고드름 사진)을 통해서 영적인식을 위한 심상사진들을 찍었다. 그는 이 과정이 자아의 깨달음에 이르는 수단이었던 것이다. 에드워드 웨스턴의 즉물사진(卽物寫眞)과는 다른 점이다. 그는 사물에서 내면의 세계를 보여주고자 했고, 그 영적(靈的)인 상황을 사진에 담고자 했다.


“카메라는 우선 자기 발견의 수단이자 자기 성장의 수단이다. 예술가는 할 말이 하나 있다. 바로 자기 자신이다.”

-마이너 화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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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아주 올버니의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난 레이 찰스(Ray Charles)은 5살부터 녹내장으로 추정되는 질병으로 시력을 잃어갔고 7살엔 맹인이 되었다. 그는 자신이 태어난 조지아에 대한 사랑을 “Georgia on My Mind”로 노래했다. 레이 찰스는 그의 영혼이 담긴 연주로 그것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했고, 그것은 그의 고향에 대한 향수를 표현했다. 이 노래는 또한 1960년대 민권운동 동안 정치적 발언이 되었다. 그는 1960년대의 흑인 인권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마틴 루터 킹의 친구이자 후원자였고, 1963년 이후부턴 인종 분리가 일어난 곳에선 공연을 거부했다. 인종 차별을 비판하는 노래를 작곡하기도 했다. 그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는 <레이Ray>(2004)는 제77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남우주연상, 음향믹싱상을 수상했다. 재즈는 자신의 내면을 이야기해주는 음악이 아닐까 싶다. 우리의 노래 창(唱)과 닮아있다. 재즈나 창은 인간의 내면 깊숙이 내재한 감정을 잘 표출하기 때문이다.


“I don’t think any of us really knows why we’re here. But I think we’re supposed to believe we’re here for a purpose.”

“나는 우리가 여기에 존재하는 이유를 누구도 제대로 알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우리가 여기에 어떤 목적을 위해 존재한다는 것을 믿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레이 찰스-


레이 찰스(Ray Charles)-Unchain My Heart

https://youtu.be/Q0lCxoF88jU?si=U5xkKdTsO_4rx7Q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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