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장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다]
寵辱若驚 貴大患若身 何謂寵辱若驚 寵爲下 得之若驚 失之若驚 是謂寵辱若驚 (총욕약경 귀대환약신 하위총욕약경 총위하 득지약경 실지약경 시위총욕약경)
何謂貴大患若身 (하위귀대환약신)
吾所以有大患者 爲吾有身 (오소이유대환자 위오유신)
及吾無身 (급오무신)
吾有何患 故貴以身爲天下 若可寄天下 (오유하환 고귀이신위천하 약가기천하)
愛以身爲天下 若可託天下 (애이신위천하 약가탁천하)
노자 도덕경 13장은 ‘총욕약경(寵辱若驚)’이라는 문구로 시작한다. 총애를 받는 일과 모욕을 당하는 일을 똑같이 놀라움을 가지고 대하라는 것이다.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똑같이 경계하라는 뜻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비판에 담담하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비판에 귀를 막고 있거나, 딴 데로 흘려듣기 쉽다. 비판받는다는 것이 껄끄럽다. 자신에 대한 비판에 자유로운 사람은 없다. 칭찬은 고래도 춤춘다는 말이 있듯이, 칭찬에는 누구나 몸이 으쓱한다. 그것은 때로는 그에게 발전적인 요소도 있지만, 오히려 역효과로 칭찬이 불편할 수 있다. 칭찬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은 칭찬이든, 비판이든, 그 변화의 시작은 ‘나’라는 것이다. 내가 어떻게 받아들이고, 칭찬과 욕에 흔들리지 않으려면 나의 중심이 있어야 할 것이다. “나에게 큰 근심이 있음은 나의 몸이 있기 때문이니(吾所以有大患者 爲吾有身) 내 몸이 없으면(及吾無身) 내게 어찌 근심이 있겠는가?(吾有何患) 내 몸을 소중히 여기듯이 천하를 소중히 여긴다면(故貴以身爲天下 若可寄天下) 천하를 맡길 수 있고 내 몸을 사랑하듯이 천하를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천하를 부탁할 수 있다(愛以身爲天下 若可託天下).” ‘나’라는 존재, 바가바드 기타(Bhagavad Gītā)는 모든 것은 ‘내 안에 있다’고 말한다. 결국은 용비어천가의 구절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다(根深之木, 風亦不扤)’를 떠올린다.
들뢰즈의 나무를 떠올려보자. 나무는 뿌리에서부터 줄기-가지로 뻗어나간다. 모든 것을 사물의 본질이나 근거, 원인을 찾아 거슬러 올라가는 사유로 서양의 형이상학적 전통, 하이데거의 근거지음(grunden)이다. 들뢰즈는 위계적인 체계(수직적 세계관)로 유목적인 체계(수평적 세계관)인 리좀(rhizome)과 대비되는 사유방식이다. 그것은 어떤 중심뿌리 없이 접속되고 분기되는 줄기 식물처럼 특정한 사고의 기반 없이 다양한 것들의 차이와 복수성을 다원화하고 새롭게 번식한다. 리좀은 뿌리에서 일직선으로 중심이 되어 하늘로 올라가는 나무가 아닌 모든 지점에서 서로 연결되고 영향을 주고 받는 구조를 의미한다. E.M. 포스터의 <하워즈 엔드>의 첫 글처럼 ‘단지 연결하라’에서처럼, 모든 사람들은 연결되어 있다. 모든 생각들은 연결되어 있다.
A=A (이미지와 실재는 같다는 믿음)
A=Ǡ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은 또 다른 나)
A=B (대상에 투영된 내 모습)
사진에서 이퀴벌런트(equivalent)라는 용어를 종종 사용한다. 동등한 것, 등가물(等價物)이라는 뜻인데, <이퀴벌런트(Equivalent)> 시리즈 등에서, 알프레드 스티글리츠(Alfred Stieglitz)가 처음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티글리츠는 구름을 통해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고, 웨스턴은 피망(green pepper)을 통해서 사람의 모습을 은유, 상징의 비유로 썼다. 스티글리츠는 이전의 회화주의적(pictorial) 사진에서 사진자체의 이미지에 관심을 돌렸다. 그의 접근을 "Straight photography"라고 부른다. 스티글리츠는 사진가도 예술가이며, 예술가로서 사진이 단순히 현실을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예술가의 주관적인 시각과 감정을 표현한다고 보았다. 그의 사진 철학은 사진의 예술적 가능성을 열어준 최초의 사진가로, 많은 사진가들에게 영향을 미쳤다.
냇 킹 콜(Nat King Cole)은 중후한 음색으로 재즈를 얼핏 들었어도 기억에 남을 유명곡들을 많이 불렀다. 대표곡으로 ‘Too Young’, ‘Mona Lisa’, ‘Unforgettable’, ‘Ramblin' Rose’, ‘Those Lazy-Hazy-Crazy Days of Summer’, ‘That Sunday’, ‘That Summer’, ‘L-O-V-E’, ‘Quizás, Quizás, Quizás’, ‘Smile’, ‘The Christmas Song (Merry Christmas To You)’ 등이 있다. ‘Unforgettable’은 영화 <왓치맨>(2009)의 코미디언 사망 장면에 삽입되었고, ‘Smile’은 영화 <조커>(2019)에 삽입되어 있다. 사망하기 직전인 1964년에 내한 공연을 온 적이 있다. 내한 당시 서울 시민회관에서 한국어로 아리랑을 부른 미발표 음원이 존재하며, 정식으로 녹음하여 앨범에 수록하려 하였으나 폐암 선고를 받아 활동을 중단한 까닭에 정식으로 공개되지는 않았다. 배철수의 음악캠프을 통해 최초로 공개되었다.(https://youtu.be/9DCPhieHD7U?si=V81mOZX5aiUdYZkA) 냇 킹 콜이 1965년에 부른 ‘L-O-V-E’라는 곡의 노래말은 의미가 깊다(https://youtu.be/UZWmtxLiiFE?si=YHlFGlK1UisE090u).
“L은 당신이 나를 바라보는(Look) 방식을
O는 내가 보는 유일한(Only) 사람을
V는 아주, 아주(Very Very) 특별함을
E는 당신이 깊이 사랑하는 그 누구보다도(Even more) 더 큰 사랑이 있음을 나타내죠 'Love'는 내가 당신에게 줄 수 있는 전부입니다.”
현미 음악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은 무용수로서 장교클럽과 살롱에서 활동하던 중 당대 최고 악단장이자 작곡가인 이봉조를 만난 것이다. 이봉조는 테너색소폰을 불며 현미에게 구애했고 두 사람은 1962년 미국 가수 냇 킹 콜이 불러 히트한 재즈곡 <It's A Lonesome Old Town>(https://youtu.be/Gu_JAPgToSQ?si=JoonCO4ABT60LQV3)을 번안한 ‘밤안개’를 녹음했다(https://youtu.be/oUD707DykRA?si=uxd-t-R2AzqPGTra).
스페인어 ‘Quizás’는 “어쩌면”, “아마도”라는 뜻이다. 이 곡은 1962년 사회주의 정권을 피하여 미국으로 망명한 쿠바의 음악가 '오스발도 파레스'가 1947년 작곡한 볼레로 리듬의 곡이다. 그에게 사랑이 뭐냐고 물으면 이렇게 답했을 것 같다. “아마도 그건 사랑이었을 거야”라고. 왕가위 감독의 영화 <화양연화(花樣年華)> 중에서 인상에 남는 음악이 넷 킹 콜의 <Quizas, quizas, quizas>이다(https://youtu.be/_Fg95PhPg6s?si=icOVHtJ0NN3u4xCA).
“Siempre que te pregunto 난 항상 당신에게 묻죠
Que, cuándo, cómo y dónde 언제, 어떻게, 어디서요?
Tu siempre me respondes 그댄 항상 내게 대답하죠
Quizás, quizás, quizás 글쎄요, 글쎄요, 글쎄요”
Nat King Cole – Quizas, quizas, quizas
https://youtu.be/fdakmG_nkfw?si=RMtDIidkYY6q8F-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