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장 달라도 너무 달라]
絶學無憂 唯之與阿 相去幾何 (절학무우 유지여아 상거기하)
善之與惡 相去何若 人之所畏 不可不畏 (선지여악 상거약하 인지소외 불가불외)
荒兮 其未央哉 衆人熙熙 如享太牢 (황혜 기미앙재 중인희희 여향태뢰)
如春登臺 我獨 泊兮 其未兆 如孀兒之未孩 (여춘등대 아독박혜 기미조 여영아지미해)
儽儽兮 若無所歸 衆人皆有餘 (내래혜 약무소귀 중인개유여)
而我獨若遺 我愚人之心也哉 沌沌兮 (이아독약유 아우인지심야재 돈돈혜)
俗人昭昭 我獨昏昏 俗人察察 我獨悶悶 (속인소소 아독혼혼 속인찰찰 아독민민)
澹兮 其若海 飂兮 若無所止 衆人皆有以 (담혜기약해 료혜약무소지 중인개유이)
而我獨頑且鄙 我獨異於人 而貴食母 (이아독완사비 아독이어인 이귀식모)
절학무우(絶學無憂). ‘학문을 끊으면 근심이 사라진다’라는 말인데, ‘기존 관념을 모두 버리고, 나만의 것(나만의 스타일)을 찾는다’로 해석해 본다. 아마도 노자는 기존의 학문에서 편견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이것에 대한 경고가 아닐까 싶다. 알면 알수록 불안하고 근심과 걱정이 있듯이 말이다. 노자는 역설적으로 질문하는 것일테니. 배움(學)을 끊는다고(絶), 근심(憂)이 사라지냐(無)? 중인개유여(衆人皆有餘) 이아독약유(而我獨若遺). 세상 사람들 모두 남기려고만 하는데(衆人皆有餘), 나만 홀로 버리기만 하는 듯하다(而我獨若遺).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를 쓰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려고 하는데 노자는 오히려 버리라고 말한다. 어쩌면 버리는 것이 사람들과 나누는 것일지도. 결론은 아독이어인(我獨異於人). “나(我) 홀로(獨) 뭇사람과는(於人) 다르다(異).” 노자는 천편일률적인 세상에서 다름을 이야기한다.
해체(deconstruction)주의자 자크 데리다(Jacques Derrida)는 기존의 구조를 해체하면서, 차연(différance)이란 말을 만들었다. 차연(差延)은 데리다가 독자적으로 만든 용어로, 다르게 하는 것과 지연시키는 것의 합성어이다. 프랑스어로 차이를 의미하는 다르다라는 뜻의 자동사 différer은 타동사로 ‘연기하다’, ‘미루다’라는 뜻을 동시에 가진데서 착안하여 différance라는 말을 만들었다. 시간 속에서 차이는 진행중에 있으며 그에 따른 의미도 지속적으로 지연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언어의 의미는 주어진 시간과 공간에 따라, 사회적 맥락에 따라 상대적이고 변동적이다. 해석의 다양성을 수용하는 과정에서 차연은 개인적 통찰과 경험의 반영이다. 차연의 개념은 퍼포먼스와도 연관성을 갖는다. 퍼포먼스에서 생성되는 각기 다른 표현들은 지속적으로 변화하며, 관객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끊임없이 새로운 의미를 생산한다는 것이다. 퍼포먼스와 재즈는 즉흥성에 있다. 액션페인팅 작업을 한 잭슨 폴록의 그림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가 그림 작업을 할 때 그는 자신이 좋아하는 재즈 뮤지션들의 음악을 틀어놓고, 리듬에 맞추어 페인트를 붓고 흩뿌렸다고 한다. 그의 작품 <화이트 라이트White Light>는 1960년 발표한 오넷 콜먼(Ornette Coleman)의 음반 <프리 재즈Free Jazz> 표지에 싣기도 했다.
데이비드 호크니(David Hockney)는 영국의 팝아트 화가이자 사진가이기도 하다. <빅거 스플래쉬Bigger Trees Near Water>(1967)의 작품은 차연(差延)을 잘 설명하는 것이 아닐까 여겨진다. 풀장에서 물 속에 뛰어든 사람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물이 튀는 모습만이 무언가 행위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수영장 시리즈의 그림을 통해서 그는 수영장 물의 변화무쌍한 리듬을 발견한 듯하다. “수영장 물이 다른 어느 물보다도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 색깔은 인공적일 수 있고 그 춤추는 리듬은 하늘을 반영할 뿐만 아니라, 그 투명함 때문에, 물의 깊이도 반영합니다. 수면이 거의 잠잠하고 햇빛이 강할 때는, 색깔 스펙트럼이 있는 율동적인 선들이 어디든 나타납니다.” 그는 회화, 드로잉, 사진, 판화, 무대 디자인, 영화제작자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었다. 그의 작품 중 사진작업은 콜라주(collage) 작업들이다. 한 대상을 여러 번의 사진을 찍은 후 콜라주된 마치 모자이크를 보는 것 같아 보인다. <배꽃이 핀 고속도로 (Pearblossom Highway #2)>(1986)는 사진을 입체파적으로 재해석한 작업이다. 그는 이후 디지털 버전의 ‘포토그래픽 드로잉(photographic drawing)’ 장르를 개척했다.
“남다르게 바라보고 남다르게 생각한다.”
-데이비드 호크니-
피아노 연주자이자 작곡가인 조지 거슈윈(George Gershwin)이 클래식 음악계를 포함한 세계 음악계의 주목을 받게 된 것은 1924년에 발표한 〈랩소디 인 블루(Rhapsody in Blue)〉 때문이다. 이 작품은 재즈 음악의 거장 화이트맨의 위촉으로 작곡되었다. 그는 거슈윈에게 자신의 악단을 위해 피아노와 오케스트라가 함께 하는 심포닉 재즈를 작곡해 줄 것을 부탁했다. 이렇게 해서 작곡한 곡이 바로 〈랩소디 인 블루〉이다(https://youtu.be/cH2PH0auTUU?si=SHOY3N5KrsSG3U54). 오늘날 거슈윈은 미국 문화의 기저를 이루는 여러 장르의 음악들, 즉 재즈, 블루스, 래그타임, 유대 민속음악 등을 교묘히 융합해 이것을 유럽 클래식 음악 전통과 접목시킨 작곡가로 평가받는다. 폭스 영화사와 계약을 맺고 영화음악을 작곡했는데, 1935년 최초의 재즈 오페라 <포기와 베스(Porgy and Bess)〉를 작곡했다(https://youtu.be/O7-Qa92Rzbk?si=IWwuBLaxwzCD_r84). 이 오페라는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의 찰스턴 시에 있는 캣피시 로우라는 흑인 마을에서 벌어진 사건을 소재로 하고 있는데, 대부분의 등장인물이 흑인이라는 점이 특색이다. <서머타임>, <나는 가진 것이 없어>, <꼭 그런 것만은 아니에요>, <누가 문을 두드려>등이 있다. 한때 화가가 될 꿈을 꾸었던 거슈윈은 그림에도 뛰어난 솜씨를 보여주었다. “음악은 디자인이고, 멜로디는 선입니다. 그리고 하모니는 색이죠.”
“Life is a lot like jazz. It’s best when you improvise.”
“삶은 재즈와 비슷하다. 즉흥적일 때 가장 좋다.”
-조지 거슈윈-
George Gershwin-Summertime
https://youtu.be/aE0qrtKwxvY?si=4jAk7BOZn1EOp76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