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에 관한 짧은 단상

112. 복선과 맥거핀MacGuffin

by 노용헌

맥거핀Macguffin이란 용어는 알프레드 히치콕의 영화에서 유래되었다. <가족의 음모>,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 <현기증>을 비롯한 히치콕의 영화속에 맥거핀은 어디론가 사라져서 찾고 있는 사람이나 물건일 수도 있고 그 외의 어떤 것일 수도 있다. 복선과는 달리 관객으로 하여금 헛다리를 짚게 만드는 속임수로 사용되어진다.


히치콕은 프랑스 영화감독 프랑수아 트뤼포와의 대담에서 이 말에 얽힌 일화를 소개했다. 두 남자가 스코틀랜드를 향해 기차를 타고 가는데 한 사람이 “선반 위에 있는 저 꾸러미는 뭡니까?”라고 물었다. 다른 한 사람이 “아 저거요, 맥거핀입니다”라고 대답했다. “맥거핀이라뇨?” “그건 스코틀랜드 고지대에서 사자를 잡는 장치입니다.” “그런데 스코틀랜드 고지대엔 사자가 없는데요?”“아, 그래요. 그럼 맥거핀은 결국 아무것도 아니군요.” 이것은 맥거핀이 영화의 줄거리상 아무런 구실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설명해주는 이야기다. 그러나 히치콕 영화에 맥거핀은 필수적인 부분이다. 소설에서 ‘복선’은 이후에 벌어질 사건에 대해 미리 암시하는 것이다. 복선은 두 개의 부분으로 구성되고, 도화선에 불을 붙이는 ‘암시’가 있다면, 폭탄이 터지는 이후 결말은 ‘실현’일 것이다. 그러나 맥거핀의 암시는 실현이 되지 않는 속임수의 장치이다.

사진에서는 어떤 복선과 맥거핀이 있을까, 사진 한 장에는 수많은 정보와 기호들이 있다. 이 정보에는 암시적인 것들, 은유하고 있는 것들, 상징하는 것들의 요소들이 담겨있다. 한 장의 사진을 보면서 우리는 많은 복선과 맥거핀을 보게 될 것이다. 반전을 불러일으키게 되는 복선도 있을수 있고, 헛다리짚게 하는 맥거핀을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관객들의 예상을 역이용해서 영화에 집중하게 하는 맥거핀처럼,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하지만 결국 아무것도 아닌 맥거핀처럼 사진속에도 그런 맥거핀은 사진의 전체적인 의도와는 다른 무언가를 상징할 수도 있고, 소재로도 사용되어질 수 있다.

사진속에는 많은 의미 정보를 담고 있다. 롤랑바르트는 사진의 내포를 외연으로부터 분석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존피스크는 ‘외연을 사진 속에 무엇이 찍혀있는지의 문제라면, 내포는 어떻게 찍혀있는가의 문제이다’라고 주장했다. 그것이 시각적 이미지로서 공통적으로 떠올리는 외연으로서의 의미와, 다의적 의미를 담고 있는 내포로서의 의미이든, 우리는 완전히 개인적인 경험에 의존하여 무엇을 해석하고 또 다른 의미의 내포를 마주하게 되는 것일까.


사진을 한 참 바라보다, 시간이 지나 몇 년전의 과거의 사진들을 보면 그 안에는 새로운 의미들이 다가온다. 사진 찍을 당시에는 보이지 않았던 의미들이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보이는 것들,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소중했던 것들,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깨닫게 되는 것들,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그것이 복선이었는지, 맥거핀이었는지 알게 된다.


무의미한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무가치한 것에 가치를 부여하는 예술, 과연 우리는 사실 정작 의미 있는 것을 놓치고 있지는 않은가하고 다시금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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